[사회] 장애인 구역 불법주차 신고했더니…"어떤 심보냐" 적반하장

본문

17232672125918.jpg

부산의 한 빌라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불법 주차한 차량. 이를 신고한 입주민을 비판하는 대자보. 연합뉴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불법 주차를 해온 부산의 한 빌라 입주민들이 신고를 당해 과태료를 물게 되자 "어떤 심보로 신고했느냐", "빡빡하게 굴지 마라" 등 신고자를 비난하는 게시글을 붙인 사실이 알려져 비판받고 있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30여세대가 거주하는 부산의 한 빌라 입주민인 A씨는 지난 한 달간 빌라의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불법 주차한 차량을 휴대전화로 30회 이상 촬영해 국민신문고에 접수했다. 불법 주차 차주들은 A씨 신고 후 구청으로부터 10만원의 과태료를 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1일 해당 빌라 내 엘리베이터에 A씨를 향한 협박성 게시글이 붙었다. 입주민이라고 소개한 게시자는 "최근 원룸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를 했다는 신고를 당해 과태료를 물었다"고 적었다. 그는 "주차장이 협소해 서로 암묵적으로 주차를 해왔는데 요즘 악의적으로 누가 신고하는 것 같아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해보니 입주민인 것 같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화 한통이면 이동조치 해드렸을 텐데 어떤 심보로 신고를 하신건지 정말 이해가 안 돼 쪽지를 남기게 됐다"며 "같이 사는 사람끼리 도대체 왜 그런 행동을 하시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마음 같아서는 직접 가서 따지고 싶은데, 저도 똑같은 사람이 될까봐 행동으로 옮기진 않겠다"며 "진짜 인류애 바사삭이고 덕분에 세상이 무섭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고 덧붙였다.

17232672127316.jpg

부산의 한 빌라에서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불법 주차한 차량을 신고한 것을 두고 입주민 사이에서 갈등이 벌어졌다. 연합뉴스

해당 게시에 동조 의견이 여럿 달렸다. 입주민으로 보이는 이들은 "최소한 차 없는 사람 아니냐. 잘 먹고 잘 살아라", "내가 사는 집에 자리가 없으면 당연히 마땅하게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빡빡하게 굴지 좀 마라", "동감한다. 나도 신고당했다" 등 글을 남겼다.

A씨는 "내가 정말 융통성이 없고 잘못했는지, 위법행위를 한 그들이 잘못한 건지 궁금하다"며 "블박 영상을 뒤져서 나를 특정하고 심지어 직접 찾아가 따지고 싶었다고 하는 걸 본 후 상당히 두려운 상태다. 나의 공익 신고로 장애인 주차구역의 불법 주차는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주차 가능 표지를 부착하지 않은 채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1면에 주차하거나 1면 주차를 가로막는 행위, 주차선과 빗금 면을 침범한 경우에 1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또 주차구역 진입로 등에 물건을 쌓아놓거나 2면을 침범한 주차, 2면을 가로막는 주차 등에는 과태료 50만원이 부과된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32,980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