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암 환자에 '조기 통합 완화의료'하니 삶의질·생존율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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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윤영호 교수, 국립암센터 강은교 교수, 경상대병원 강정훈 교수(사진 왼쪽부터). 사진 서울대병원

환자 통증을 조절하고 심리적 지지를 제공하는 등의 '조기 통합 완화의료 시스템'(EPC)이 진행암 환자의 삶의 질과 2년 생존율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EPC 치료가 10회 이상 이뤄진 환자의 생존율이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영호 서울대병원 암통합케어센터 교수·강은교 국립암센터 교수·강정훈 경상대병원 교수는 12개 병원의 진행암 환자 144명을 대상으로 EPC가 삶의 질·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EPC 같은 조기 완화 의료는 말기 이전의 항암 치료 과정에서 통증·증상 등을 조절하고 심리적·정서적 지지를 제공할 수 있는 완화의료 서비스를 의미한다.

연구팀은 2017~2018년 화학요법에 실패했지만 말기 상태는 아닌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나섰다. 통상적인 암 치료를 받는 대조군 73명, 이러한 치료에 EPC를 추가한 중재군 71명을 나눴다. 중재군 환자들엔 체계적인 EPC 프로그램을 통한 치료가 이뤄졌다. 여기엔 ▶증상과 우울에 대한 주기적 평가 ▶완화의료팀을 통한 구조적인 상담 제공 ▶자가 학습 자료 제공 등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EPC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18주 후 '건강 상태와 삶의 질' 점수가 대조군에 비해 11포인트 높았다(100점 만점). 또한 이들 환자는 24주 동안 '자기 관리 및 대처 능력'이 유의미하게 높아졌다. 해당 점수는 대조군과 비교하면 20.51포인트 더 높았다(100점 만점). EPC가 환자들이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고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생존율도 EPC 치료 횟수에 따라 달라졌다. 특히 10회 이상의 EPC 개입이 이뤄진 환자들의 2년 생존율이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EPC를 받은 환자들은 존재와 삶의 목표 성취 같은 '부담감'도 대조군보다 두드러지게 줄었다.

윤영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조기 통합 완화 치료가 진행암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정신적·사회적 부담을 덜어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면서 "완화 치료의 체계적인 제공과 개입 횟수 증가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AMA의 자매지인 '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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