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BMW, 수입차 처음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공개…벤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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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속속 공개하고 있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와 BMW도 12일 전기차에 쓰인 배터리의 제조사 정보를 공개했다.

12일 기아는 홈페이지를 통해 전기차 7종의 탑재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밝혔다. 지난해 출시된 레이EV·니로EV(SG2 모델)에는 전 세계 배터리 시장 1위인 중국 CATL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해당 2종 외엔 모두 한국 업체가 생산한 배터리가 쓰였다. 구체적으로 2011~2017년 생산된 레이EV엔 SK온 배터리가 장착됐다. EV6·EV9에는 SK온 제품이, 최근 출시된 소형 전기차 EV3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각각 탑재됐다. 니로EV(DE 모델)·봉고Ⅲ EV·쏘울EV에는 SK온·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함께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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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BMW도 같은 날 홈페이지에 ‘BMW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안내’ 코너를 만들고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수입차 중 첫 공개다. 국내에서 판매된 BMW 전기차 10종 정보가 공개됐으며, 이중  2종(준중형 전기 SUV iX1, 중형 전기 SUV iX3)에는 중국 CATL의 배터리가 사용됐다. 준대형 전기 SUV iX xDrive50과 iX M60, 전기 세단 i4(eDrive40·M50), i5(eDrive40·M60), i7(xDrive60·M70) 등에는 모두 삼성SDI가 배터리가 장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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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앞서 지난 9일 현대차는 홈페이지에 전기차 13종(현대차 10종, 제네시스 3종)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엔 CATL 제품이 장착됐고, 나머지 현대차 9종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배터리가 쓰였다. 제네시스 전기차(GV60, GV70·G80 전동화 모델)은 모두 SK온 배터리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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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하지만 인천 화재 차량(EQE300 모델) 제조사인 메르세데스-벤츠 측은 12일 현재까지 공식적으로는 배터리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화재 차량에 중국 배터리 업체 파라시스의 NCM(니켈·코발트·망간) 제품이 쓰인 사실이 알려졌을 뿐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공급망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그대로”라면서도 “상황을 지켜보며 계속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13일 국무조정실장 주재 차관 회의를 열고 배터리 제조사 정보 공개 의무화를 포함해, 내달 발표할 ‘전기차 화재 종합대책’ 기틀을 잡는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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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경찰 등이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를 감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완성차, 전기차 출시 일정 재검토  

한편, 인천 청라 벤츠 화재 이후 ‘전기차 포비아’가 확산되며 전기차 신차 일정을 재검토 하는 등 신차 시장에도 영향이 미치고 있다. 한국GM은 올 하반기 출시예정이던 중형 SUV 쉐보레 이쿼녹스 EV의 국내 출시를 연기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제너럴모터스(GM)은 미국에서 전기차 신차를 론칭한 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을 쓴다”라며 “현재 한국 시장에선 캐즘·환율·화재 등 여러 악조건이 겹쳐, GM이 이쿼녹스EV를 올해 출시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당수 업체들은 미리 예정된 신차 출시 계획을 미루기는 어려워 소비자 우려를 불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중국 지리자동차 산하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13일 신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SUV) ‘폴스타4’를 국내 출시한다. 폴스타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하락 걱정이 없는 건 아니지만, 한국 시장에선 3년 만의 신차 출시라 일정대로 론칭할 예정”이라며 “폴스타4에는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글로벌 1위 브랜드인 중국 CATL의 ‘NCM523’가 탑재된다. 소비자들과 배터리 정보 관련 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르쉐는 오는 22일 순수 전기 준대형 세단 타이칸을, 올해 말엔 중형 SUV 타이칸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포르쉐 관계자는 “출시 일정을 변경할 수는 없지만 시장 상황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라며 “타이칸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장착된다. 문제가 된 배터리는 아니라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했다. BMW는 준중형 전기 SUV인 iX2의 사전예약을 받고 있고, 올 하반기 중형 전기 세단 i4 공개도 앞두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공개한 엔트리급 소형 전기 SUV 캐스퍼의 사전계약을 받고 있고, 기아는 전기차 대중화 전략차종인 EV3의 본격 판매를 앞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을 2030년 200만 대까지 끌어 올린다’는 전략에는 변함이 없지만, 신차 출시 일정이나 판매 목표 등은 일부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8월 말 현대차 인베스터 데이에서 하이브리드 모델 투입 등 전동화 관련 사안이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패닉 셀’에 신차 구매 상담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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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성동구 장안평 중고차시장에 판매 중인 전기차의 모습. 뉴스1

일각에선 구매한 지 1년도 안 된 신차급 전기차를 ‘패닉 셀’(공포적 심리에 의한 매도)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중고차 거래 플랫폼 부싼카 박진우 대표는 “지난 11일엔 출고후 10개월도 안 된 기아 EV6가 매물로 나왔다. 1만5000㎞를 운행한 차량”이라며 “전기차 보조금을 받고 2년간 의무운행 기간을 채우지 않으면 보조금을 반납해야 하는데, 해당 차주는 ‘화재 걱정에 보조금 반납과 가격적 손해를 감수하겠다’며 차량을 내놨다”고 했다. 그러면서 “화재 사고 이전엔 중고 전기차 구매 문의가 전체의 15%쯤 됐는데, 최근엔 5% 밑으로 줄었다”며 “전기차 중고 호가도 5%가량 더 내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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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건물 지하주차장 전기차 충전소에 전기차 화재용품이 구비된 모습. 뉴스1

신차 구매 상담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인천 화재사건(지난 1일) 이후 지난 11일까지 전기차 구매 상담 신청 수가 7월 마지막 주보다 34.98% 감소(출고 중단된 폭스바겐 ID4 제외)했다. 한 딜러사 관계자는 “전기차 신차 할인 축소나 여름 휴가 기간 등 다른 요인도 무시할 수 없지만, 인천 화재 사고 이후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확실히 줄었다”면서도 “전기차 구매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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