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부 따로, 광복회∙野 따로…사상 초유 두 쪽 난 광복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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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주년 광복절인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광복회가 주최한 8.15 광복절 기념식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뉴라이트 인사’ 논란에 반쪽 행사로 치러졌다. 정부와 여당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광복회와 야당은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각각 별개의 행사를 열었다.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광복회장,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 6당은 정부의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했다. 광복절에 정부 주최 경축식과 독립운동 단체 기념식이 따로 열리는 건 사상 초유의 일이다.

우 의장은 전날 “유감스럽지만 국민께서 염려하고 광복회가 불참하는 광복절 경축식은 인정할 수 없다”며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정부 공식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입법부 수장으로 헌법정신 수호와 여야 간 중재, 독립운동가 후손으로서 역사적 책무 사이에서 깊이 고심했다”며 “민의의 전당인 국회의 대표로서 국민 대다수의 뜻, 나아가 헌법 정신에 반하는 경축식에는 참석하기 어렵다. 독립운동을 왜곡하고 역사를 폄훼하는 광복절 경축식에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다.

입법부 수장이자 국가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이 경축식에 불참하는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박병석 전 의장이 2021년 순방과 겹쳐 부득이하게 불참한 것을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김형석 관장 임명에 반발해 광복회 등 독립운동단체를 비롯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새로운미래,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등 야 6당도 불참했다.

광복회는 백범김구기념관에서 37개 단체로 구성된 독립운동단체연합과 함께 자체적으로 행사를 치렀다. 민주당 등 야당은 광복회가 개최하는 광복절 기념식에 개별 의원 자격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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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제79주년 광복절인 15일 오전 서울 효창공원 내에 있는 임정요인·삼의사·백범 김구 선생 묘역을 참배하기에 앞서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찬 광복회장은 기념사에서 “최근 진실에 대한 왜곡과 친일사관에 물든 저열한 역사인식이 판치며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면서 “광복회는 결코 이 역사적 퇴행과 훼손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며 자체 기념식을 개최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회장은 “우리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물러설 수 없는 투쟁의 일환으로 광복회원들의 결기를 보여주어야 했다”며 “이것은 분열의 시작이 아니라 전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광복의 의미를 기리는 진정한 통합의 이정표를 세우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나라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이 흔들리면 국가의 기조가 흔들린다”면서 “최근 왜곡된 역사관이 버젓이 활개 치며, 역사를 허투루 재단하는 인사들이 역사를 다루고 교육하는 자리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며 정부의 김형석 관장 임명을 비판했다.

광복회 등 독립운동단체들은 김 관장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제정하자고 주장하는 뉴라이트 성향 인물로 지목했다.

개혁신당 역시 다수가 불참했다.  허은아 대표는 “원칙을 지키는 차원”에서 참석하겠다고 했고, 천하람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 이준석 의원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소셜미디어에 “정부·여당 기조가 정상이 아니다”고 불참 사유를 밝혔다.

우 의장은 정부 경축식뿐 아니라 광복회가 연 광복절 기념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정부 주최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는 데 대한 부담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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