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상반기 신용대출 95% 집에서 앱으로 받았다…불붙은 은행 플랫폼 경쟁

본문

17237351540756.jpg

주요 금융그룹이 디지털·비대면 분야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플랫폼 고도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예·적금에서부터 펀드·대출에 이르기까지 비대면으로 상품에 가입하는 비중도 급증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하나은행에서 취급된 신용대출(11만6000여 건) 가운데 95%(11만909건)가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이용한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같은 기간 펀드(81.7%)와 예·적금(68.6%)도 디지털 가입자가 많았다.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이용자는 지난해 4분기 4690명에서 올해 1분기 8237명, 2분기 1만1817명으로 증가세다.

다른 주요 은행도 비대면이 대세다. 상반기 기준 우리은행의 신규 적립식예금 가입자의 95.7%가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펀드(89.1%)·거치식예금(87.0%)·신용대출(86.3%) 신규 가입자도 비대면을 통해 유입됐다. 같은 기간 NH농협은행의 저축성예금(75.1%)과 신용대출(69.9%) 상품 상당수가 비대면으로 판매됐다. 신한은행도 적금(87%)·신용대출(81%)·예금(66%)에서 비대면 신규 가입자 비율이 높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대출 상품 금리가 낮은 경우도 있어 영업점 창구 직원이 앱 활용 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며 “고객들은 이미 앱을 은행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이 비대면 전환에 속도를 내는 건 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점포 운영 비용을 아낄 수 있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상담으로 인건비 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또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들여 비대면 상품 판매 수수료 수입을 늘리면서 이자이익 의존도는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고객, 앱을 은행으로 인식” 수퍼앱 만드는 은행들

이에 주요 은행은 하나의 앱으로 금융·비금융 업무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수퍼앱’ 구축에 분주하다. 스마트폰에 수퍼앱 하나만 깔면 다른 금융 계열사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은행·보험·증권·카드 등 금융 서비스를 한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빅테크들처럼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생활 금융 수퍼앱’을 목표로 한다. 기존 금융업을 넘어 음식 배달, 쇼핑, 예매와 같은 라이프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사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카카오페이의 고객 신용정보 유출 사건 등으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 강화가 불가피해지면서 카카오나 네이버와 같은 IT업체와의 경쟁도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퍼앱을 통한 모바일뱅킹 가입자와 월간활성이용자(MAU) 수가 증가하면 디지털 전환 작업에 필수적인 데이터 확보로 이어진다. 최근 은행들이 자체 모바일뱅킹 앱에 비금융 서비스를 탑재하면서 고객 경험을 넓히고 있는데, 플랫폼 안에서 활동시간을 늘리는 이른바 락인(Lock-in) 효과를 유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예컨대 KB금융은 KB스타뱅킹을 통해 은행과 계열사의 주요 금융 기능은 물론 국민지갑(신분·증명·결제)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KB스타뱅킹의 MAU는 1240만 명에 달한다. 하나금융은 주요 계열사의 대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나원큐 가입자 수가 1609만 명, 하나페이는 835만 명이 넘는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흩어진 계열사 앱의 주요기능을 통합한 ‘슈퍼 SOL’을 선보였고 이용자는 480만명 을 넘어섰다. 우리금융은 오는 11월 수퍼앱 출시를 준비 중이며, 농협금융도 ‘NH올원뱅크’를 중심으로 한 수퍼 플랫폼 전략을 짜고 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7,006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