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친 분양가, 서울 국평 반년 새 4억 치솟아”…이유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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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2일 오후 서울시 동대문구 용두동 대우건설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 견본주택을 찾은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작년에 서울 광진구에서 34평 분양가가 14억원을 넘더니 올해는 마포구에서 17억원대로 나오네요.”
30대 회사원 김모씨는 “요즘 아파트 분양가가 왜 이렇게 비싼지 모르겠다”며 “이제 강북에서도 괜찮은 아파트는 분양가가 15억원은 훌쩍 넘는 것 같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올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에 분양가격까지 고공행진하며 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18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는 1331만5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7.6% 올랐다. 3.3㎡(1평)로 환산하면 4401만7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지난 6월 3.3㎡당 4190만4000원으로 4000만원을 돌파했는데 한 달 새 200만원가량 또 올랐다.

전용면적별 분양가로 산출하면, 지난달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 전용 59㎡(25평) 평균 분양가가 11억원대, 84㎡(34평)는 14억9600만원대에 이른다. 작년 초만해도 3.3㎡당 분양가가 3000만원 초반이었는데 1년 6개월 만에 4400만원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왜 이렇게 오르나

이 같은 분양가 상승은 1차적으론 원자재·인건비 급등에 따른 공사비 상승이 꼽힌다. 여기에 작년 1·3 부동산 대책 때 정부가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 지역을 분양가 상한제 지역에서 해제해 분양가 규제가 사라진 점도 적지 않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HUG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땐 분양가만 따로 심사해 적정 여부를 따지지만, 비규제 지역은 지자체의 고분양가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심사 부담이 줄어든 만큼 시행사가 공사비 인상분이나 사업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을 분양가에 반영할 여지가 커진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1년 간 분양가 오름세가 유독 가팔라진 게 이를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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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실제 지난해 분양가 상한제 지역에서 벗어난 강북에선 몇 달 새 분양가가 수 억원씩 오르는 사례도 나왔다. 작년 4월 동대문구에서 분양한 ‘휘경 자이 디센시아’는 84㎡ 최고 분양가가 9억7600만원이었지만, 6개월 만인 10월 같은 구의 ‘이문 아이파크 자이’는 14억4000만원대로 나와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9월 광진구의 ‘롯데캐슬 이스트폴’ 84㎡ 최고 분양가는 14억9000만원이었는데, 올해 6월 분양한 마포구 ‘마포자이힐스테이트라첼스’는 강북 처음으로 3.3㎡당 5000만원을 넘어 84㎡ 최고 분양가가 17억4510만원을 기록했다. 9개월 만에 서울에서 ‘국민평형’ 분양가격이 3억원 가까이 비싸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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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분양가격 적정 관리 필요" 

아울러 분양가 자체가 비싼 강남권 청약 단지가 부쩍 늘어난 점도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을 높이는 요인이다. HUG는 매달 공표 직전 12개월 간의 분양가를 평균해 발표하는데, 초고가 단지의 분양이 더해지며 평균 가격이 오른 것이다.

HUG 관계자는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값이 오르며 매수 심리가 회복되자 분양이 늘고 있다”며 “특히 서울 강남권에서 물량이 여럿 나오면서 평균값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서초구에서 3.3㎡당 분양가가 6700만원대인 ‘메이플 자이’와 ‘래미안 원펜타스’ 등이 분양했고 하반기에도 ‘디에이치 방배’ ‘청담 르엘’ 등 강남권 분양이 쏟아질 예정이다.

다만 HUG는 평균 분양가격은 단순 합산의 평균일 뿐 개별 단지 분양가와 연동하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에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이 심화하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분양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거란 전망이 많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격이 시세만큼 올라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더욱 힘들어지는 상황”이라며 “분양가격을 정부가 인위적으로 모두 통제하는 건 맞지 않지만 시장 불안이 가중되지 않도록 적정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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