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잇단 의사 사직, 내달 아주대병원 응급실 진료 축소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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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형병원 응급실 대기실 앞으로 의료진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남부지역의 권역응급센터인 아주대병원이 잇딴 의사 이탈로 진료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아주대병원 응급실은 21~22명의 응급의학 전문의가 근무해 왔다. 지난달 성인 응급 전문의 15명, 소아 응급 6명이 근무했다. 그런데 이달 들어 성인 담당 3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이달 31일 사직하는 게 거의 확정됐다. 게다가 성인 담당 6명이 사직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소아 담당 의사 1명이 연수에 들어간다. 다만 성인 담당 전문의 1명이 곧 복귀한다.

만약 사직 의사를 밝힌 6명이 나가게 되면 성인 담당 응급 전문의가 7명밖에 남지 않게 된다. 소아 담당 전문의는 5명으로 줄어든다. 21명으로 운영하던 응급실을 약 절반인 12명이 맡아야 한다는 뜻이다. 12명 중 8명은 응급의학과 교수, 4명은 촉탁의사(계약직)이다.

아주대병원은 21~22명의 전문의가 응급실을 이끌어 왔으나 전공의 없는 6개월의 피로감이 누적돼 왔다. 2월 전공의가 이탈하자 하루 진료 환자를 200명가량에서 60~70명으로 줄였다. 경증환자를 돌려보내고 중증 위주로 진료한다. 아주대의료원 관계자는 "경기남부의 대형병원들이 치료하기 힘든 환자를 우리한테 넘겨서 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전문의 2~3명이 당직을 선다. 전문의가 7명밖에 안 남게 되면 2명만으로 근무조를 짠다고 해도 정상적으로 돌리는 게 불가능하다"며 "진료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루 70명의 환자 중 119 구급대에서 사전에 연락하고 아주대병원이 수락해서 오는 환자가 있지만 그런 절차없이 구급대가 이송해 오는 환자도 적지 않다고 한다. 아주대의료원 그 관계자는 "성인 담당 전문의가 7명으로 줄 경우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 사전 조율 없이 구급대가 이송해 오는 환자를 받지 않고 돌려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아주대는 소아 응급 분야도 전문의 부족으로 인해 지난 6월부터 수·토요일의 경우 사전 연락 없이 오는 구급차 환자를 받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을 알려지가 구급대가 다른 데로 환자를 이송한다고 한다.

아주대의료원 관계자는 "이달 사직하기로 한 3명은 이미 되돌리기 힘들고 사직 의사를 밝힌 6명을 주저앉히기 위해 설득하고 있다"며 "인센티브나 일시금을 지급해 설득하려는데, 예산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아주대 권역외상센터는 정부에서 의사와 간호사 인건비(교수는 약 1억원)를, 경기도에서 당직비와 헬기 탑승비 등을 지원해 줘서 버텨나가지만 응급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올 들어 의료 파동 이후 정부가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등을 임시로 100% 올렸지만 이걸로 응급 전문의 '시장 임금' 차이를 막는 데 턱도 없다는 것이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아주대병원 전문의 사직과 관련, "현재 11명의 전문의가 근무하고 있으며, 권역응급의료센터의 법적 인력 기준인 5명보다 많다. 전문의 일부가 사직 의사를 표명하였으나 아직 수리된 것은 아니며, 병원 측이 안정적인 인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정부도 인력 확보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부분적인 진료 제한이 생길 수 있으나 응급실이 완전히 문을 닫는 셧다운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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