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수소로 가는 배' 1000억 건 HD현대…55조 수소 경쟁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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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부산국제조선해양대제전'에 소개된 HD현대의 액화수소 운반선 모형. 뉴시스

HD현대가 수소연료전지 경쟁에 뛰어들었다. 2040년으로 예상되는 ‘수소로 가는 배’ 시대를 대비한 포석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설립한 자회사 HD하이드로젠을 통해 핀란드 기업 ‘컨비온(Convion)’을 7200만 유로(1070억원)에 인수했다고 26일 밝혔다.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의 조선·해양부문 중간 지주사다. 컨비온은 2012년 설립된 회사로, 고온의 수증기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水電解)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HD하이드로젠은 그룹의 연료전지 사업을 총괄하며 국내 발전·선박용 전지 사업을 담당할 예정이다. 컨비온은 연료전지 기술 개발과 유럽 내 사업을 추진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세계 최고의 청정에너지 기술로 미래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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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샌프란시스코 연안에서 운항되는 수소연료추진 여객선. AP=연합뉴스

수소연료전지 및 수전해(水電解) 시장은 연 평균 30%씩 성장하는 신에너지 시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3년 2조5000억원 규모인 수소 시장은 2030년 17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후 선박용 수소연료 사용이 본격화될 2040년엔 시장 규모가 5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수소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을 받는 이유는 자원의 무한함과 무해함 때문이다. 수소와 산소가 결합해 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라 탄소 등 온실가스가 발생하지 않아, 청정 에너지원으로도 꼽힌다. 이에 기업들에겐 미래 사업에 우선순위를 두고 도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1998년부터 수소 연료 전담 조직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2018년 출시한 넥쏘가 대표적인 수소연료전지 차량이다. 2020년 현대차는 투자자 대상 설명회에서 “향후 6년간 수소사업에 4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 1월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취재진의 수소 사업 관련 질문에 “후대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며 투자 지속 의지를 밝혔다. 두산도 자회사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주도로 2025년 수소연료 화물 드론 출시를 준비 중이다.

수소 생산·공급 자체에 집중하는 회사도 있다. SK E&S는 지난 5월 인천에 연 3만톤(t)의 액화수소를 공급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 공장을 세웠다.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기체에서 수소를 뽑아 냉각시켜 액체로 만드는 시설이다. 액화수소 3만t은 수소버스 약 5000대를 1년간 운행할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그룹도 수소 생산에서부터  운송 및 저장, 충전, 수소환원제철 등 사용 단계까지 각 계열사별로 영역을 분담해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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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열린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정기선 HD현대 대표(왼쪽부터)와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뉴스1

수소 산업은 각 국가와 기업이 함께 뛰어든 글로벌 경쟁의 장이다. 수소연료 충전소 설치 등 인프라 확대를 위한 정부 지원이 있어야 각 기업의 투자를 가속화할 수 있어서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 때인 2019년 ‘H2@Scale 프로그램’을 발표했고,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6월 ‘국가 청정수소 전략 및 로드맵’을 발표했다. 한국 정부도 2019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2021년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기본 틀을 내놨다. 윤석열 정부도 2022년 ‘청정수소 공급망 구축 및 세계 1등 수소산업 육성’을 정부 과제로 정한 상태다.

수소 산업 경쟁에서도 중국의 공격적 투자는 변수다. 중국 정부는 2020년 9월 ‘연료전지차 시범응용에 관한 통지’ 발표 후 베이징·상하이 등 5개 도시에 시범 지구를 정해 지원하고 있다. 수소 보급을 위해 ㎏ 당 가격도 35위안(6600원 정도) 미만으로 통제하고 있다. 민경덕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동력공학)는 “기업이 좋은 기술을 갖고 있다고 해서 상업적 성공을 보장 받는 건 아니다”며 “국가적 수소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 혼자서 시장을 확대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수소 생산부터 저장·운송 인프라가 갖춰져야 관련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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