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응급실. 연합뉴스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 장기화로 병원 응급실 파행이 곳곳에서 잇따르는 가운데 건국대 충주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 전원이 최근 사직서를 제출했다.

26일 충북 충주시 보건소 등에 따르면 건국대 충주병원 소속 응급의학과 전문의 7명은 지난주 병원 측에 모두 사직서를 냈다. 이들은 12시간씩 팀을 꾸려 2교대 근무를 해왔으나 배후 진료 의사가 없는 데다, 의료갈등으로 응급환자 전원(병원 간 이송)마저 어렵게 되자 심적 부담감과 피로감을 느껴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알려졌다. 사직 일자는 이달 말인 것으로 파악됐다.

시 보건소 관계자는 “응급환자에 대한 1차 치료 이후에는 수술이나 입원 등의 배후 진료가 보장돼야 하는 데 이런 시스템이 병원 내부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이들이) 상당한 부담감을 가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최근 의료갈등 여파로 다른 병원으로 환자를 옮기기도 어려워지면서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건국대 충주병원은 지역 응급의료센터로 지정돼 있다. 지역 응급의료센터란 지자체장이 종합병원 가운데 응급환자 진료를 수행하기 위해 지정한 응급의료센터를 말한다. 충주는 건국대 충주병원과 충주의료원 2곳에서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다.

병원 측은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고 이들을 설득 중이라고 한다. 응급실은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보건소 관계자는 “전문의들이 모두 그만둔다면 응급실 운영이 중단될 우려가 있어서 사태 해결을 위해 병원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전공의 집단 사직 뒤 병원에 남은 의료인들은 인력 부족 등에 따른 극심한 피로를 호소해왔다.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의 응급의학과 전문의 14명 가운데 절반인 7명이 의정 갈등 속에서 사직서를 냈다고 지난 23일 알려졌다. 충북대병원은 이달 10일과 14일 비상 운영 이후 15일부터는 정상 운영 중이다. 강원도 속초의료원도 지난달 일주일 동안 차질을 빚었다가 26일부터는 응급실 운영이 정상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