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가 US오픈 3회전에서 탈락하며 메이저대회 우승 없이 올 시즌을 마쳤다. 포피린과의 맞대결 패배 직후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팬들에게 답례하는 조코비치. [AFP=연합뉴스]

올해 테니스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2024 US오픈에서 세계랭킹 2위이자 디펜딩 챔피언 노박 조코비치(37·세르비아)가 조기 탈락했다.

조코비치는 지난 3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3회전에서 알렉세이 포피린(28위·호주)에 1-3(4-6 4-6 6-2 4-6)으로 충격패 했다. 이로써 올해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오픈)에서 모두 우승을 놓치고 시즌을 마감했다. 조코비치가 메이저 대회 무관으로 한 시즌을 마친 건 지난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 메이저 대회 16강에 오르지 못한 것도 2회전에서 탈락한 지난 2017년 호주오픈 이후 처음이다.

조코비치가 일찌감치 무너지면서 그와 로저 페더러(은퇴·스위스), 라파엘 나달(154위·스페인) 등이 함께 이끌어 온 ‘빅3’ 시대가 마침표를 찍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다시금 힘을 얻고 있다. 메이저 대회 우승자 명단에 이들 3명이 모두 빠진 채 시즌을 마친 건 지난 2002년 이후 22년 만이다. 페더러는 은퇴, 나달은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조코비치는 지난달 2024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커리어 골든 그랜드 슬램(4대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 석권)’을 달성했다. 하지만 올해 메이저 대회에선 우승컵을 추가하지 못 했다. 호주오픈에서 4강에 머문 것을 시작으로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각각 8강과 준우승으로 마감했다. 마지막 우승 기회였던 US오픈마저 3회전(32강)에서 탈락하며 아쉬움 속에 시즌 일정을 마무리했다. 아울러 25번째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 도전 또한 내년 1월 호주오픈으로 미뤘다. 조코비치는 마거릿 코트(은퇴·호주)가 함께 이 부문 최다 우승 기록(24회) 보유자다.

US오픈 일정을 마감한 직후 조코비치는 “올림픽 금메달에 에너지를 많이 썼다”며 “뉴욕에 도착했을 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 6월 프랑스오픈 8강을 앞두고 무릎을 다쳐 수술을 받았다. 이후 윔블던, 파리올림픽, 이번 US오픈까지 모두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고 뛰었다.

3번 시드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도 하루 전 2회전에서 탈락해 1~3번 시드 중 유일하게 톱시드 얀니크 신네르(1위·이탈리아)만 16강에 올랐다. US오픈에서 1~3번 시드 중 2명이 중도 탈락한 건 지난 1973년과 2000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