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소년중앙] 읽고 만들고 쉬고 배우고…우리 하고 싶은 것 하는 도서관서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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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러분이 읽고 있는 기사는 소년중앙에 실렸습니다. 소년중앙은 중앙일보에서 만드는 10대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신문이죠. 특히 주인공인 10대 어린이·청소년이 직접 취재에 참여하는 소년중앙은 ‘10대를 위한, 10대에 의한, 10대의 신문’을 표방합니다. 물론 그 기사는 10대뿐 아니라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만들죠. 이와 비슷하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에 10대 어린이·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공간을 도입한 곳이 있습니다. 10대들이 책도 읽고 친구도 만나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라이브러리 티티섬’에 소중 학생기자단이 찾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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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가윤 학생모델·조성윤 학생기자·장아원 학생모델(왼쪽부터)이 라이브러리 티티섬을 둘러보던 중 12층 공용공간 라이브러리홀에서 포즈를 취했다.

라이브러리 티티섬(이하 티티섬)은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에 있는 청소년 중심 공공도서관입니다. 도서관이 있을 것 같지 않은 높은 빌딩에 들어서면 ‘(9층) 여기 도서관 생겼음’이라고 적힌 커다란 파랑 풍선이 제대로 왔음을 알려주죠. 티티섬의 중심을 잡아가는 운영자인 노나리 리드영자와 조은정 관장이 등가윤·장아원 학생모델과 조성윤 학생기자를 맞이했어요. “티티섬은 트윈(tween·12~16세·세는 나이)과 틴(Teen·17~19세)을 의미하는 티티(tT)와 섬을 합친 말이에요. 편안하고 여유로우면서 가깝지만 약간 떨어져 있는 섬 같은 공간이면 좋겠다는 의견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높은 층에 자리를 잡으면서 공중에 떠 있는 섬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티티섬이라고 이름을 지었죠. 이곳에서는 자리에 의한 위계나, 친분에 따른 소외 등이 생기지 않도록 운영자는 ‘영자’, 이용자는 ‘용자’라고 하며 이름 대신 닉네임으로 불러요. 선생님이나 관장님보다 편하고 다가가기도 쉽죠.”
노 리드영자는 ‘코난’, 조 관장은 ‘라라’라고 자신을 소개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각자 이름을 사용하기로 하고 코난을 따라 티티섬 탐방에 나섰죠. 먼저 티티섬 웹사이트에 가입하고 9층 안내데스크에서 본인 확인을 마치면, 책 대출부터 공간 예약, 트윈과 틴의 경우 전용공간 이용 및 장비 대여까지 할 수 있어요. 안내데스크에서 입장 팔찌를 받은 뒤, 용자들의 나이에 따라 트윈·틴 팔찌 티티체크를 추가해 전용공간을 이용하죠. 9~12층으로 이루어진 티티섬에서 유일하게 트윈과 틴 전용공간만 있는 11층으로 갔습니다. 11층은 엘리베이터가 서지 않아 티티체크를 찍고 계단으로 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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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영자 ‘코난’(맨 오른쪽)과 티티섬 탐방에 나선 소중 학생기자단. 트윈과 틴 전용공간에 가려면 각각 트윈·틴 팔찌가 필요하다.

티티섬은 절반 정도는 트윈·틴 전용공간, 나머지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용공간으로 구성됐죠. 각 층의 중앙은 맞이하고 교류하는 공간, 양 끝은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용자가 일단 해보며 스스로 쓰임새를 찾고 다채로운 자극을 얻을 수 있게 했죠. 도서관답게 어디에나 책이 있는데, 공간별 특징에 따라 비치해 활동과 독서를 같이 할 수 있어요. 코난은 “책이 귀한 시절에는 책만 있어도 정보 제공, 방향 제시, 인생 확장 등이 가능했지만, 책이 더 이상 귀하지 않은 현시대에 도서관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컸다”며 “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내게 필요한 것을 찾아보는 장소로 티티섬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죠.

11층의 중앙은 트윈과 틴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티티라운지입니다. 그 양옆으로 틴 전용, 트윈 전용공간이 있고 전체적으로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문학 분야 책이 놓였죠. “청소년이라고 묶어 부르지만 사실 나이별로 꽤 차이가 커요. 그래서 나뉘었다가 합쳤다가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꾸몄죠. 처음 만나 어색할 때 보통 먹을 게 분위기를 풀어주잖아요. 중앙 공간에는 층마다 자판기·카페 등 먹거리도 있죠. 티티라운지의 자판기 메뉴도 ‘천하제일 과자대회’라고 용자들의 설문으로 정했답니다.” 코난의 설명을 들으며 트윈 전용공간으로 향했어요. 트윈 팔찌로만 열리는 문에 태그하고 들어가니 앉고 눕고 구르고 편하게 있도록 마련된 공간 곳곳 책이 꽂혀 있는 게 보였죠. “이렇게 생긴 도서관은 처음 봐요.”(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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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관련 책과 함께 빈백·해먹 등이 놓인 11층 티티라운지에선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

물론 책상과 의자도 1인용부터 다인용까지 마련됐습니다. 또 비밀공간처럼 꾸며진 방도 있죠. “혼자 있고 싶을 때는 혼자, 여럿이 있고 싶으면 다 같이 있을 수 있게 공간을 나눴어요. 원래 그물로 된 해먹도 있었는데 용자들이 너무 좋아하다 보니 빠르게 낡아 안전 문제로 철거했죠. 공간을 어떻게 바꿀까 어떻게 하면 더 즐겁게 있을 수 있을까 12~16세 용자들과 워크숍 중인데 다음에 오면 아마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책과 함께 영상 콘텐트를 볼 수 있는 공간에 들어간 소중 학생기자단은 “푹신하고 편해서 나가기 싫어요”라며 즐거워했죠.
틴 공간도 분위기는 비슷했는데, 좀 더 앉을 곳과 쿠션이 많았습니다. “처음 만들 때 ‘쉬고 싶다’ ‘자고 싶다’는 의견이 많아 편하게 긴장 안 해도 되는 공간으로 꾸미기 위해 방석과 쿠션을 많이 뒀어요.” 책장과 책장 사이, 뽑기 기계를 발견한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코난은 “귀마개 뽑기”라고 알려줬죠. “도서관 하면 조용한 분위길 생각하지만, 누구는 말 한마디도 하면 안 되는 조용함, 누구는 약간의 대화는 괜찮은 조용함을 생각할 수 있죠. 서로 다른 걸 이해하고 각자의 것을 존중해야 다툼이 없잖아요. 이런 부분을 용자들에게도 강조하고 조용함을 제공하는 설비로 귀마개 뽑기를 만들었어요. 티티섬 동전을 넣으면 하나 뽑을 수 있죠.” 책상에는 지우개 가루 등을 치우는 작은 빗자루와 쓰레받기, 쓰레기통도 놓여 모두가 사용하는 공간에 대한 배려를 자연스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중간중간 화이트보드가 놓인 게 특이한데요. 용자들이 하고 싶은 말이나 친구들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쓴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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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 전용공간은 앉을 곳과 방석·쿠션이 많아 쉬기 좋다.

10층의 양 끝은 트윈과 틴 공간입니다. 세 사람은 먼저 티티랩으로 향했어요. 글루건·미싱 등 공구와 다양한 재료를 구비해 만들고 싶은 걸 만들 수 있는 곳이라 만들기를 좋아하는 아원·성윤이의 눈이 빛났죠. “강제도 강요도 없어요. 어려운 거나 누군가와 같이하고 싶을 땐 물어보거나 팀원을 찾는 포스터를 붙이죠. 8월 31일이 티티섬의 3번째 생일이라 티티섬 10층 페스티벌, 티십페를 여는데요. 티티랩에선 ‘다함께 돗자리 만들기’가 진행 중입니다.” 책상에는 돗자리용 얀과 양말목이 잔뜩 놓였고, 주변 선반에도 다양한 물건이 가득했죠. 재료가 계속 들어오고 기존 재료도 계속 환기해줘 매일 오는 용자도 있다고 합니다.
티티랩 안쪽에는 목공 등 좀 더 장비가 필요한 만들기를 할 수 있는 더티랩이 있죠. 목공 경험이 있는 가윤이가 전동드릴을 폼나게 들어 보였어요. 일부 공구 사용법은 고교생 용자들이 적어놓거나 게임처럼 만들어두기도 했죠. “대패 사용법을 익히기 위해 ‘누가 대패밥을 가장 길게 만들까’ 놀이를 하기도 했어요. 재밌게 놀다 보니 빠르게 배우더라고요.” 안전을 요하는 장비의 경우 ‘영감을 주는 운영자’ 줄여서 감자가 있을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감자마다 코딩·악기·연극·목공 등 전문 분야가 달라 만들고 싶은 것에 따라 해당 감자가 오는 날 도움을 받을 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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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재료와 장비가 구비된 티티랩과 더티랩에선 만들고 싶은 것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티티랩 맞은편에는 티티비티가 있습니다. 보통 전용공간이 유리문으로 구별된 것과 달리 여기엔 안내데스크가 있어 영자와 대화하며 팔찌를 찍고 들어가요. 녹음 등 음악 관련 작업을 할 수 있는 티팟1을 지나면 전면 거울벽과 마루를 구비한 티팟2가 있는데, 사람이 많을 땐 한쪽 벽을 열어 더 넓게 만들 수 있죠. “딱 보면 춤 연습이나 요가 등을 해야 할 것 같지만, 이곳 역시 따로 정해진 것 없이 뭐든 할 수 있어요. 친구들과 얘기도 하고, 엎드려서 숙제하거나 잠을 자는 용자도 있죠.”
공간 확장 벽을 닫고 나오자 드럼·기타·건반 등 악기가 눈에 띄었죠. 가윤이가 “지난 취재 때 드럼을 접하고 재밌어서 몇 번 더 배웠다”며 자리를 잡았어요. 드럼 스틱은 안내데스크에서 빌릴 수 있죠. 가윤이가 멋들어지게 리듬을 치자 아원이가 건반 앞에 서서 즉석 연주를 했습니다. 코난이 “바로 이렇게, 여러분이 한 것처럼 다른 용자들도 악기를 보거나 친구들이 연주하는 걸 보고 ‘나도 해볼까’ 하고 시작해요. 그런 식으로 합주 동료도 구하죠. 악기를 잘 보이고 아무나 쓸 수 있게 배치한 이유입니다. 창고에 두면 할 줄 아는 친구만 신청하거나, 아예 외면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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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를 좋아하는 소중 학생기자단은 티티랩에 들어서자 눈이 반짝였다.

연주에 서툰 친구도 얼마든지 합류할 수 있게 마라카스 등 쉬운 악기와 악보도 놓였습니다. 벽에는 8월 30일 티십페 공연 참가자 모집 포스터와 함께 용자들이 만든 ‘주섬주섬 티티섬’ 노래 가사가 붙어 있었죠. 그 앞으로는 클라이밍월이 있는데요. 신나게 마라카스를 흔들던 성윤이가 보더니 바로 벽을 타기 시작했죠. 뒤이어 아원·가윤이도 홀드를 잡고 벽을 올랐어요.
가윤이가 정상을 찍고 내려오자 모두의 테이블, 모두의 부엌이 있는 공용공간을 둘러봤습니다. 모두의 테이블에는 ‘중국어 좀 함?’이라고 적힌 팻말과 함께 자료가 놓였어요. 티티섬 소개를 중국어로도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와 중국어도 배울 겸 티티섬 소개문을 중국어로 만드는 중이랍니다. 모두의 테이블에선 이처럼 다 같이 뭔가를 할 수도 있고, 엘리베이터 앞에 있어 만남의 광장 역할도 하죠. 또 바로 옆 모두의 부엌에서 요리한 음식을 먹으며 수다도 떨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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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티비티에는 드럼·건반·기타 등 다양한 악기를 누구나 접하기 쉽게 배치해뒀다. 전에 드럼 취재를 했던 등가윤 학생모델이 반색하며 자리를 잡자 장아원 학생모델과 조성윤 학생기자도 합류했다.

모두의 부엌에선 10~11월 김장도 하는데, ‘양파 울지 않고 써는 법’ 등이 공유된다고 해요. 설날에는 만두를 빚는데, 이때 두부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맷돌도 있었죠. 평소에는 원하는 시간을 예약해 사용하며, 성공한 요리 레시피는 벽에 붙여 다른 친구들에게도 알려주죠. 푸딩·계란말이·탕후루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어요. “조금씩 남은 재료는 월말 대개방 시간에 최대한 창의적으로 요리해 볼 기회로 쓰입니다. 예를 들어 밀가루·초콜릿·김치만 있다면 김치초코빵을 만드는 식이죠.”
코난의 설명에 웃으며 전체가 공용공간인 9층으로 갔어요. 이곳엔 채식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비건 카페가 있는데, 메뉴는 용자들의 투표로 정하죠. 카페 앞에서 만난 홍준서(10)군은 “2022년 봄 친구 소개로 티티섬에 처음 왔는데 생각보다 재밌는 게 많아 자주 오게 됐어요”라며 “저처럼 만들기를 좋아한다면 모야를 추천해요”라고 했죠. “친구들이랑 맘껏 놀 수 있고 작은 도서관이지만 여러 가지 할 수 있어 좋다”고 덧붙인 준서는 “지구가 멸망하거나 티티섬이 문 닫기 전까진 계속 다닐 것”이라고 강조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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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부엌 한쪽 벽에는 쿠키·푸딩 등 요리에 성공한 용자들의 레시피가 빼곡하다.

용자들의 물건을 판매하는 ‘이웃상점’도 흥미로워요. 티티섬에 다니다 어른이 된 이아나의 지우개 도장, 경식경식의 푸딩 키링과 코스터 등은 용자들 사이에서 꽤 인기라고 합니다. 상점을 지나면 도시에서 보기 드문 녹색 공간, 텃밭이 나와요. 다양한 식물을 심고 가꾸며 물 뿌리는 것부터 깍지벌레 잡기까지 용자들이 나서죠. 화분이 줄줄이 놓인 화분대도 더티랩에서 직접 만든 것이라네요.
“지금은 티티랩·더티랩 못 간다”며 아쉬워한 성윤이 앞에 준서가 말한 ‘어린이작업실 모야’가 문을 열었습니다. 모야는 7~13세 어린이가 선생님·교재 없이 스스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들어볼 수 있는 곳이죠. 코난은 “텃밭 옆이라 낙엽이나 흙을 가져와 작업하거나 옆에 모두홀 공간을 활용하기도 한다”고 귀띔했어요. 모두홀은 건너편의 모두라운지와 함께 전시·공연·행사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모두라운지에선 새 책을 가장 먼저 만나볼 수도 있죠. 마지막으로 12층의 공용공간 라이브러리 홀과 비밀 방까지 살펴본 소중 학생기자단은 “올해는 모야, 내년엔 티티랩을 갈 수 있어”“절친 데려오고 싶다”“혼자서도 올 만해”“우리 동네에도 생기면 좋겠다”라며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공공도서관에 큰 관심을 보이며 라라와 인터뷰에 나섰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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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러리 티티섬 조은정 관장(닉네임 라라·앞줄 왼쪽)을 인터뷰하는 소중 학생기자단.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이야기가 오갔다.

가윤: 라이브러리 티티섬을 만든 계기가 있나요.
어린이·청소년의 기회 확장을 돕기 위해 도서관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어요. 그 일환으로 전북 전주의 공공도서관에 12~16세 트윈 전용 공간 ‘우주로1216’을 만드는 스페이스 티 프로젝트를 진행했죠. 프로젝트가 커지며 용기를 얻어 직접 공공도서관을 운영해보자, 해서 티티섬을 만들었어요. 되도록 많은 청소년이 쉽게 올 수 있도록 티티섬의 위치도 청소년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을 찾아 근처에 초·중·고 9개교가 있고 대중교통이 원활한 이곳으로 결정했고요. 하교 시간에 맞춰 오후 1시부터 문을 열죠.

성윤: 개관까지 청소년 준비단과 회의했다고 들었는데요. 청소년 준비단은 어떻게 선정했고 그들의 의견이 가장 많이 반영된 공간은 어디인가요.
티티섬은 12~19세 그룹 티앤티 아키텍츠와 함께 기획했어요. 줄여서 티앜을 모집할 때부터 스스로 하길 바라 학교 등에 홍보하지 않고 지역사회네트워크의 도움과 SNS 광고를 통해 23명을 모았죠. 티앜의 의견이 안 들어간 공간은 없습니다. 다만 의견을 어떻게 해석하는지가 중요했어요. 예를 들어 ‘쉬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그 안에는 눕고 싶다, 아무것도 하기 싫다, 그냥 잠깐 휴식 등 다양한 쉼이 있었죠. 중요한 건 스스로 하는 쉼이라는 걸 깨닫고 반영했어요. 지금도 공간을 변경할 땐 용자들의 의견을 받죠. 되도록 모든 용자 이야기를 들으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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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거울벽과 마루를 구비한 티팟2는 사람이 많을 경우 한쪽 벽을 열어 공간 확장도 가능하다.

아원: 일반 공간이 아닌 도서관에 여러 활동이 가능하도록 꾸민 이유가 궁금합니다.
앞으로 뭘 하면 좋을지 고민이 많은 청소년기엔 다양하게 경험하는 게 중요해요. 경험해봐야 이걸 하고 싶었구나 알고 관련해 도움도 받을 수 있죠. 도서관은 누구나 경제적인 부담 없이 올 수 있는 곳이고, 여기서 청소년들이 편하게 시간을 보내며 경험을 확장할 수 있길 바라며 다양한 콘텐트를 담았습니다.

성윤: 도서관이지만 여러 용도로 사용되며 책 공간이 부족할 수 있는데 소장 도서를 고르는 기준이 뭔지, 도서관 하면 떠오르는 공부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지도 궁금해요.
처음엔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을 회의해서 골랐어요. 지금은 용자들이 많이 오니까 그들이 원하고 필요할 것 같고 도움 될 것 같은 책을 다양하게 구성하려고 하죠. 신학기엔 친구 고민이 많으니까 친구 관련 책 늘리고, 모두의 부엌에 레시피가 부족하면 요리책을 늘리는 식이에요. 도서관이라 모든 공간에 책을 비치했지만, 티티섬에 어떤 목적이 정해져 있지는 않아요. 공부하고 싶으면 하면 됩니다. 책상에서 해도 되고, 공간 특성상 누워서 해도 되죠. 중요한 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거예요. ‘도서관이니까’란 제약 없이 타인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이런 것도 돼?’ 하는 걸 계속 발견하길 바라요. 하고 싶은 걸 하면 보상이나 누군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스스로 즐거워하며 만족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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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티비티 한쪽에 있는 클라이밍월에서 벽 타기 중인 조성윤 학생기자(왼쪽)와 장아원 학생모델.

가윤: 장소마다 다르게 나이 제한을 둔 이유는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트윈 콘셉트로 시작했는데, 근처에 고교가 5곳 있어 17~19세 틴도 고려하게 됐죠. 트윈과 틴을 합칠까도 생각했는데, 실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각각의 욕구가 다를 거라는 판단이 들어 공간을 나눴죠. 기본적으로 티티섬에 올 때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길 바라거든요. 각각의 전용공간에서 그런 자신감을 얻고, 트윈과 틴 공간서 어울리고, 또 공용공간에서 모두가 같이하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게, 따로 또 같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나이를 먹어 전용공간이 달라지면 아쉬워하기도 하는데요. 연령이 겹칠 땐 같이 쓰기도 하고 못 가는 공간에 대한 호기심도 커서 골고루 잘 쓰는 편이죠.

성윤: 인터넷에서 영자가 용자들의 이야기를 기록한다고 한 걸 봤는데, 어떻게 그 많은 친구를 기록하나요.

기록이라기보다는 열심히 만나고 있다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용자들이 지금 필요한 게 뭔지 욕구를 파악하기 위해서요. 어른인 영자의 편견이 작용할 수도 있고 해서 더 좋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이용자를 만나는 걸 최우선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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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팟1에서는 녹음 등 음악 관련 작업을 할 수 있다.

아원: 티티섬의 가장 큰 장점은 뭔가요. 단점이나 개선해야 할 점은 뭔지, 또 용자들이 말하는 장단점도 궁금합니다.
근처에 학교가 9개나 있다 보니 수업 끝나고 들리거나 오가다 ‘만만하게’ 올 수 있는 점이죠. 아무 생각 없이 티티섬 가면 쉴 수도 있고 할 게 있을 것도 같고 친구도 있을 것 같고 하니 와서 각자 하고 싶은 걸 하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먼 곳으로 이사를 가도 계속 오는 친구들도 있죠. 학교로 치면 틴은 고교생, 트윈은 초5~중학생 정도, 모야는 그보다 어린데, 홈스쿨링하는 친구도 오고 취미나 성향이 다 다르니까 서로 보고 배우는 것도 많고요. 다만 다양한 용자들이 오다 보니 갈등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걸 어떻게 풀까가 고민이죠. 기본적으로 ‘자기결정권’을 중시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묻고 스스로 행동하도록 돕습니다. 귀마개 뽑기처럼 물리적 해결책을 쓰기도 하죠. 마침 작년에 용자들의 인터뷰를 진행한 적 있는데요. 자유롭다, 집처럼 편하게 있을 수 있다, 하고 싶은 만큼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죠. 단점은 보통 용자들 개인 성향과도 관련이 있었어요. 조용히 있고 싶은데 시끄럽다거나 반대 경우도 있고 해서 이런 걸 조절하는 것도 영자들의 고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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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아원 학생모델은 전에 우쿨렐레를 배운 적 있다며 바로 연주자로 변신했다.

성윤: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나 용자들에게 가장 호응이 좋았던 행사는 무엇인가요.
티티섬 행사는 대부분 용자가 하고 싶다고 해서 영자와 상의해 만들다 보니 다들 호응이 좋아요. 제 경우 작년 티티 콘서트가 인상적이었는데,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만큼 공연했던 터라 코로 리코더 불기, 아는 데까지 기타 반주 등 모두 열심히 하면서 응원하고 손뼉 친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이번 티십페도 그렇지 않을까 기대 중입니다.

가윤: 라라의 어릴 적에도 티티섬 같은 장소가 있었나요. 티티섬을 운영하며 보람찬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도 궁금합니다.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요(웃음). 다만 놀이터에 가면 항상 친구들이 있어 놀이터 가는 걸 즐겼죠. 청소년기엔 도서관 열람실만 이용했던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아쉽죠. 티티섬 용자들을 보다 보면 하고 싶은 걸 하거나 해냈을 때 뿌듯한 얼굴이 있어요. 그 뿌듯한 순간을 만났을 때 행복하죠. 갈등 등이 생기면 힘들긴 한데 그보다 보람이 크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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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층 공용공간의 텃밭에서 키우는 식물에 물을 주는 조성윤 학생기자.

아원: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또 다른 지역에 티티섬 같은 도서관을 세울 계획이 있는지도요.
티티섬이 일상적으로 잘 운영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고요. 계획은 따로 없어요. 용자가 필요하다고 하면 갑자기 생기는 게 티티섬 프로그램이죠. 전국에 이미 수많은 도서관이 있어요. 저희가 새로 짓기보다, 다른 도서관들이 이용자 목소리를 잘 듣고 운영하고, 여기에 티티섬이 약간의 영감을 줄 수 있길 바랍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마지막으로 “기사를 보고 처음 찾아올 소년중앙 독자들에게 한 말씀”을 청했어요. 라라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일단 하고 싶은 게 생기거나, 없더라도 내가 잠깐 있을 곳이 필요하다거나, 그냥 친구를 만나고 싶다면 티티섬에 오세요.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동행취재=등가윤(서울 창천중 2)·장아원(경기도 위례푸른초 6) 학생모델·조성윤(서울 개일초 4) 학생기자

라이브러리 티티섬  
장소: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광명로 120, 9~12층
운영 시간: 수·목·금·토요일 오후 1~9시(공휴일 휴무)
문의: xxx-xxx-x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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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시간 소개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라이브러리 티티섬과 다른 도서관의 차이점은 바로 체험공간이 굉장히 많다는 거예요. 책을 읽고 공부를 할 수 있는 곳부터 요리와 연주, 춤, 목공, 심지어 클라이밍까지 분야도 다양했죠. 여러 체험을 할 수 있는 즐거운 도서관 취재였습니다.

-등가윤(서울 창천중 2)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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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집에서처럼 편하게 눕거나 앉아 영상 콘텐트를 볼 수 있는 공간에 들어간 소중 학생기자단은 “여기 계속 있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라이브러리 티티섬엔 신기한 게 많아서 좋았습니다. 나이별로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다른 게 가장 신기했죠. 나이를 나누니 말도 더 통할 것 같고 보고 싶은 책, 원하는 바가 비슷할 것 같아 ‘왜 이 생각을 못 했지?’ 싶었습니다. 또 보통 도서관에선 볼 수 없는 시설이 많아 여러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좋았고 도서관에 대한 생각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도서관이 곳곳에 생기고 또 이런 시설을 다 갖추지 않더라도 학생들이 도서관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도서관이 많이 생기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장아원(경기도 위례푸른초 6)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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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작업실 모야

고층 건물에 청소년을 위한 도서관이 있는 것이 매우 신선했어요. 들은 대로 창밖을 내다보니 하나의 섬 같았죠. 공간을 만들 때 지역 청소년들에게 직접 의견을 받아서 그런지 도서관 곳곳 청소년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예체능 관련 시설이 많고 12층엔 LP로 옛날 스타일의 노래를 틀어주는데, 조용한 도서관과 색다른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저는 아직 이용하지 못하는 공간도 있었는데, 나중에 꼭 다시 와서 이것저것 만들어보고 싶어요. 무언가를 만들지 않아도,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읽고 싶은 책에 빠지기도 좋은 느낌이었죠. 숙제와 공부할 것이 많아 스트레스가 많은 우리에게 추천하고 싶은 공간입니다. 티티섬 같은 곳이 많이 생겨서 미래를 창의적으로 만들고 싶은 청소년들이 자유를 느끼고, 행복해지면 좋겠어요.
-조성윤(서울 개일초 4)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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