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심방세동 있는 관상동맥질환자, 이렇게 치료했더니 문제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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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남기병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국내 의료진이 심방세동과 관상동맥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는 환자에 대한 최적의 약물치료법을 찾아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남기병ㆍ박덕우ㆍ조민수ㆍ강도윤 교수팀은 심방세동과 관상동맥질환을 함께 갖고 있는 환자에게 심방세동 치료제만 복용하게 한 결과, 관상동맥질환 치료제와 심방세동 치료제 모두 복용한 집단에 비해 1년 뒤 사망ㆍ뇌졸중ㆍ심근경색ㆍ출혈 등 주요 임상문제 발생률이 크게 감소해 더욱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사들의 임상 교과서로 불리는 학술지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됐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은 이번 논문으로 아시아 최초로 NEJM에 총 9편의 논문을 게재한 기관이 됐다.

연구팀은 고위험 심방세동과 관상동맥질환이 동반된 환자 1040명을 대상으로 1년간 치료효과를 분석한 결과, 항응고제만 복용한 단독치료 집단이 항응고제와 항혈소판제 모두 복용한 복합치료 집단에 비해 사망ㆍ뇌졸중ㆍ심근경색ㆍ출혈 등 주요 임상사건 발생률이 약 56% 낮았다고 밝혔다.

부정맥의 한 종류인 심방세동은 심장의 보조 펌프에 해당되는 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가늘게 떠는 질환이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 환자 10명 중 1명이 심방세동도 함께 앓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관상동맥질환은 동맥경화로 혈류 공급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항혈소판제로 치료한다. 반면 심방세동은 심장 내에 흔히 ‘피떡’이라고 불리는 혈전이 잘 생길 수 있어 혈액 응고를 방지하는 항응고제로 치료한다.

두 약물의 기전은 다르지만 모두 혈액을 묽게 하기 때문에, 두 가지 약물을 함께 복용할 경우 부작용 위험이 커진다고 알려져 있었다.

연구팀은 국내 18개 기관에서 고위험 심방세동과 안전형 관상동맥질환이 같이 동반된 환자 1040명을 무작위 배정한 뒤, 항응고제인 에독사반으로 단독치료한 집단 524명과 항응고제(에독사반)와 항혈소판제(아스피린 혹은 클로피도그렐) 모두 이용한 복합치료 집단 516명으로 나누어 1년 뒤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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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남기병, 박덕우, 조민수, 강도윤 교수.

그 결과 사망ㆍ뇌졸중ㆍ심근경색ㆍ출혈 등 주요 임상사건 발생률이 항응고제와 항혈소판제 복합치료 집단에서는 16.2% 발생한 반면, 항응고제 단독치료 집단에서는 6.8% 발생해 주요 임상사건 발생률이 약 5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출혈사건이 약 66% 감소한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및 비주요 출혈사건이 복합치료 집단에서는 14.2% 발생한 데 비해 단독치료 집단에서는 4.7%에서 발생했다. 사망이나 뇌졸중ㆍ심근경색과 같은 주요 허혈성사건 발생률은 복합치료 집단 1.8%, 단독치료 집단 1.6%로 큰 차이 없이 모두 안전했다.

남기병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그동안 심방세동이 동반된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최적 치료 방침에 대한 임상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 다기관 연구를 통해 치료 방침을 바꿀 중요한 결과를 얻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약물치료지침을 최적화해 환자들의 예후가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덕우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심방세동과 관상동맥질환은 심한 경우 사망까지 이를 수도 있지만, 적절히 치료받으면 증상을 완화하고 이로 인한 2차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환자 임의로 복용하는 치료제를 변경하거나 중단하기보다,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의를 통해 본인에게 최적화된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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