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뱀독 안 퍼지게 철사로 꽁꽁? 그러다 더 큰일, 올바른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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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계룡시에 벌과 뱀을 조심하라고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벌초·성묘를 비롯한 야외활동이 많은 추석 연휴의 ‘불청객’은 벌과 뱀이다. 무심코 나갔다가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리는 사고가 적지 않다. 특히 올해는 유독 길고 강했던 폭염 영향으로 말벌 등 위험 요인이 더 커졌다.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벌에 쏘여 숨진 사람은 12명(3일 기준 누적치)으로, 최근 5년 새(2020~2024년) 가장 많은 규모다.

야외활동 중에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렸어도 응급처치를 잘하면 큰 이상이 없는 편이다. 다만 자칫 방심하거나 잘못된 방법을 쓰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양희범 의정부을지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도움말을 바탕으로 벌·뱀 관련 올바른 대응법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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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전의 한 농가에서 소방대원이 말벌집을 제거하고 있다. 뉴스1

벌은 어떻게

연중 벌 쏘임 사고가 많은 시기는 바로 8~9월이다. 전체 사고의 약 30%가 이때 발생한다. 특히 추석이 낀 9월엔 가족·친지가 모여 벌초를 하다 보니 미처 벌집을 보지 못하고 건드렸다가 집중 공격을 받곤 한다.

벌에 쏘인 뒤 증상은 벌 종류와 쏘인 횟수, 개인 특성 등에 따라 달라진다. 말벌이 아닌 일반 벌에 쏘였다면 통증·붓기·가려움 등이 발생하지만, 이러한 증상도 대부분 하루 이틀이면 사라진다.

결국 벌에 쏘였을 경우 가장 주의해야 하는 건 ‘알레르기 반응’이다. 벌독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일반 벌에 쏘여도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피부가 창백해지고 땀이 나거나 두드러기와 설사, 호흡 곤란 등이 나타나는 식이다. 이러한 이상 반응을 ‘아나필락시스 쇼크’라고 하는데, 쇼크가 심하면 1시간 이내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벌에 쏘이기 전에 미리 벌독 알레르기가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사실상 없다. 만약 벌에게 공격받았다면 별다른 증세가 없더라도 쇼크 대비 차원에서 꼭 병원을 찾아 진료받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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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인천가족공원을 찾은 성묘객들이 성묘를 하고 있다. 뉴스1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뱀은 어떻게

뱀에 물렸을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는 대부분 안다. 뱀독이 온몸에 퍼지는 걸 막기 위해 끈이나 수건 등으로 상처 부위 주변을 묶는 것이다. 실제로 뱀에 물린 뒤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은 상처 위아래를 풀기 어려울 정도로 겹겹이 꽉 묶거나, 가는 철사·케이블타이 등으로 칭칭 감기도 한다.

하지만 혹시 모를 독이 퍼지는 걸 막으려다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상처 주변 부위를 너무 꽉 묶어버리면 혈액 순환을 방해하면서 심한 부종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 또한 압력이 강한 철사나 케이블타이 등을 쓰면 혈액 흐름을 아예 막아버려 상처 아래쪽이 괴사할 수 있다. 초기 응급처치를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제일 좋은 방법은 뱀에게 물린 부위 5~10cm 위쪽을 끈·수건 등을 이용해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만 여유 있게 묶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동맥혈은 어느 정도 순환하게 하는 대신, 정맥혈이 심장으로 되돌아가는 건 막을 수 있다.

또한 상처 부위를 미지근한 물로 닦아낸 뒤, 심장보다 낮게 유지한 상태로 가까운 병원에서 치료받는 게 좋다. 다만 마음이 급하다고 뛰지 않아야 한다. 흥분해서 심장이 빨리 뛰게 되면 독이 더 빠르게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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