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조악한 기폭장치, 시간 못 채우고 펑…쓰레기 풍선 불시착 '北 실수&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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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이 띄운 쓰레기 풍선으로 인한 화재로 국민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군 당국은 이를 의도된 폭발이라기보다는 장치 오작동으로 발생한 의도치 않은 사고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직은 ‘낙하 후 수거’라는 기존 대응 방식을 유지한다는 입장이지만, 의도와 관계 없이 실제 피해가 발생하고 대형 화재로 번질 우려도 있는 만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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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김포시 고촌읍 공장 화재현장에서 발견된 북한 오물풍선 타이머 추정 물체. 연합뉴스

군 관계자는 10일 “북한이 쓰레기 풍선의 폭발을 통해 화재를 의도하고 있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인화성 물질 역시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 쓰레기 풍선에 대한 과도한 국민 불안감을 줄이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9일) 경기 김포시 고촌읍 공장 화재 현장에서는 북한의 쓰레기 풍선과 종이 잔해물로 보이는 물체들이 발견됐다. 지난 8일에도 경기 파주시 광탄면 창고 옥상으로 북한의 쓰레기 풍선이 떨어지면서 불이 났다. 당시 확인된 8729만 3000원의 재산 손해는 현재까지 북한 쓰레기 풍선에 의한 피해 중 가장 규모가 컸다.

이에 국민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물량 공세 양상을 보이는 북한 쓰레기 풍선이 이미 현실적 위협으로 자리 잡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북한은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닷새 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풍선을 내려 보냈다. 해당 기간 띄운 풍선은 1600개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군 당국은 최근 화재가 북한이 의도한 풍선 도발의 '목적성'에서는 벗어나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넓은 범위에 쓰레기를 퍼뜨리는 게 본래 목적인데, 이에 실패하고 불시착한 풍선이 예기치 않게 화재를 일으키고 있다는 의미다. 군 관계자는 “조악한 장치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쓰레기 풍선의 작동 원리를 보면 북한의 실수라는 점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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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인천시 계양구 한 아파트 인근 풀숲에 오물 풍선이 떨어져 있다. 인천소방본부

북한 쓰레기 풍선은 풍선과 쓰레기를 담은 비닐,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는 선과 여기에 부착된 발열 타이머 등으로 구성된다. 일정 시간이 지나고 발열 타이머에선 열이 발생하는데, 이 열로 비닐을 태워 내용물을 공중에서 흩뿌리는 방식이다. 합참 관계자는 “열을 가하는 발열 타이머는 폭발을 유발하는 기폭 장치와는 다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풍선에 발열 타이머가 부착돼있는 건 아니다”라면서다.

문제는 발열 타이머가 제때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다. 예컨대 풍선에 바람이 빠져 설정된 시간보다 이르게 추락할 때 공중이 아닌 지상에서 발열이 이뤄질 수 있다. 주변에 가연성 물질이 있다면 불이 붙는 것도 가능하다. 지금까지 발생한 화재도 이처럼 미처 공중 체류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땅에 떨어진 풍선의 발열 장치가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일각에선 가을철 건조한 기후 환경에서 자칫 북한 쓰레기 풍선이 대형 산불을 일으킬 우려도 제기된다. 북한의 의도성과 관계 없이 군의 대응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합참 관계자는 “풍선을 공중에서 격추하면 적재물 낙하 또는 유탄 피해 위험성이 더 높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자연 낙하 후에 신속히 수거하는 방법이 가장 안전하다고 판단한다”면서도 “ 경찰과 공조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필요한 예방 대책을 강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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