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9년 '질긴 악연' 또다시…'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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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메로나(위), 서주 메론바. 사진 각 사 홈페이지 캡처

아이스크림 포장지가 자사 디자인과 유사하다며 서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한 빙그레가 항소장을 내고 법정 공방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

30일 빙그레는 서주를 상대로 제기한 부정경쟁행위금지 청구 소송과 관련해 금일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2부(부장판사 이현석)는 빙그레가 서주를 상대로 제기한 부정경쟁행위금지 청구 소송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빙그레는 자사 제품인 ‘메로나’와 서주 아이스크림 ‘메론바’의 포장지가 유사하다며 법원에 사용 금지를 요청했다. 빙그레는 1992년부터 메로나를, 서주는 2014년부터 메론바를 판매하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수요자에게 특정 출처 상품을 연상시킬 정도로 차별적 특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색상은 상품 종류에 따라 어느 정도 한정된다. 색상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특히 과일을 소재로 한 제품은 과일 본연의 색상을 누구라도 사용할 필요가 있고, 특정인에게 독점시키는 것은 공익상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빙그레가 주장한 ‘차별화’에 대해서도 “상품의 출처를 포장 색상으로 식별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유사한 색상을 사용하는 것을 부정경쟁행위로 인정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른 업체들의 멜론 아이스크림의 포장에 대부분 연녹색이 들어가는 점도 판단 근거로 제시하면서 “해당 상품(메로나)의 인지도를 고려할 때 상품명 자체가 포장의 다른 부분을 압도해 우선적으로 소비자들의 주의를 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빙그레는 이에 반발해 항소했다. 빙그레는 항소 결정에 대해 “제품명이 아닌 포장 자체로 식별력이 있고, 개별적 요소를 결합한 종합적인 포장 이미지가 출처 표시로 기능한다”며 “빙그레는 이런 이미지를 쌓는데 상당히 많은 질적, 양적 노력과 시간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제품 포장에 제품명이 기재돼 있음에도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초래한 경우가 많이 확인됐다. 이 사건 포장의 종합적 이미지가 보호받지 못한다면 아이스크림 포장의 한정된 형태를 고려해 볼 때 보호될 수 있는 포장지가 거의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사의 법적 공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5년 빙그레는 효자원(서주 전신)을 상대로 '메론바' 판매금지 가처분을 냈다가 기각됐다. 당시 재판부도 "메론맛 포장에 초록색 사용은 일반적인 일"이라고 했다. 빙그레의 '비비빅', '요맘때'와 효자원의 '롱비빅', '요플러스'에 대해서도 "소비자가 혼동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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