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장바구니 키워라”....'럭셔리 뷰티' 시장 뛰어드는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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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프리미엄 화장품 소비자를 겨냥한 버티컬 서비스 ‘R.LUX(알럭스)’를 별도 앱으로 2일 출시했다. 기저귀나 생수같은 공산품과 달걀 등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기존 쿠팡 앱과 분리해 럭셔리 뷰티 쇼핑 경험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쿠팡이 별도 앱을 출시한 것은 쿠팡플레이(온라인동영상), 쿠팡이츠(음식배달)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인데, 커머스 중 특정 상품 카테고리만 떼어 앱으로 독립시킨 건 처음이다.
신선식품 찍고 럭셔리뷰티 넘보는 쿠팡
알럭스에서 ‘저렴이’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스킨케어 제품군의 가격 필터는 3만원 이하, 3만~6만원, 6만~9만원, 9만~12만원, 12만원 이상의 5개로 나뉘어 있다. 3만원 이하 제품은 하나로 묶어 관리하는 것. 향수 카테고리는 아예 ‘5만원 이하’ 군부터 시작한다.
저렴한 생활 필수품을 당일·익일 배달하는 로켓배송으로 성장한 쿠팡이 별도의 앱을 내면서까지 럭셔리 화장품 시장에 공을 들이는 건 소비자 1인당 매출(객단가) 제고를 노린 전략이다. 상품을 직매입해 파는 쿠팡으로선 고가 제품을 많이 팔수록 매출 규모가 커진다. 즉, 기저귀나 신선식품으로 쿠팡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가전제품이나 럭셔리 제품도 쿠팡에서 구입한다면 1인당 매출이 늘어나는 것.
현재 쿠팡 고객의 장바구니는 크기는 정체 중이다. 쿠팡의 분기별 1인당 매출 지표는 2022년 4분기 305달러로 처음 300달러를 넘었다가 2023년 1·2분기는 296달러로 소폭 감소했고, 3·4분기에 다시 300달러를 넘었다. 2024년 1분기에는 315달러로 다시 올랐지만 2분기에는 309달러로 다시 내려갔다. 5000원 양말 묶음 1개를 로켓 배송하는 것과 3만원 립스틱 1개를 배송하는 데 드는 비용이 비슷하다면 립스틱 구매자가 늘도록 유도해야 장바구니 결제액을 키우고 쿠팡의 물류비 효율도 높아진다.
쿠팡과 차별화는 숙제
다만 쿠팡이 ‘빠른 배송’과 ‘무료 반품’ 외에,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명품 경험’을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지는 뚜렷하지 않다. 쿠팡은 블랙 색상을 테마로 한 별도 앱 디자인과 알럭스 제품 1개를 사도 선물 포장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알럭스는 앱 명칭에서 ‘로켓’처럼 쿠팡을 나타내는 말을 직접 쓰지 않은 것도 쿠팡의 기존 최저가 커머스 이미지와 구분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별도 앱은 저가 생필품과 같은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걸 부담스러워 했던 명품 뷰티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데도 효과적일 수 있다. 외국계 뷰티 브랜드 관계자는 “럭셔리 제품만을 찾는 고객을 위한 플랫폼이 따로 생긴다면 브랜드 쪽에서도 반길 일”이라고 말했다.
뷰티 이커머스 컬리와 경쟁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쿠팡의 럭셔리 뷰티 서비스 확장이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고가 화장품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곡차곡 소비자를 모으던 ‘뷰티컬리’와의 경쟁은 불가피해 보인다. 컬리는 ‘백화점 1층에서 구매할 수 있는 화장품 브랜드는 어느 정도 믿고 살 수 있듯, 믿을 만한 화장품을 컬리가 판매하겠다’는 콘셉트로 2022년 뷰티컬리를 론칭했다. 현재 뷰티컬리는 마켓컬리 유료회원(컬리멤버스)이 2만원 이상 구매 시 다음 날 아침까지 배송해준다. 럭셔리 뷰티 제품만을 판매하는 알럭스와 주력 제품도, 배송 서비스도 가장 유사하다.
뷰티 업계 관계자는 “럭셔리 화장품을 다음 날 아침 받아볼 수 있다는 문을 뷰티컬리가 가장 먼저 열었는데, 알럭스는 당일 배송까지 해주니 온라인으로 럭셔리 뷰티를 구매해본 고객이라면 알럭스에서 지갑을 열기는 더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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