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막 오른 서울교육감 보선…조전혁 “서울교육 정상화”, 정근식 “역사왜곡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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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종로구 동숭길에 서울시교육감 선거 벽보가 붙여져 있다.기초단체장 4명(부산 금정구, 인천 강화군, 전남 영광군·곡성군)과 서울시교육감을 선출하는 2024 하반기 재·보궐선거는 10월 16일 진행된다. 뉴스1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13일 앞둔 3일 0시 공식 선거운동 일정이 시작됐다. 이번 선거에는 윤호상·정근식·조전혁·최보선(이하 가나다 순) 총 4명이 후보로 등록했는데, 진보와 보수 진영에서 각각 단일 후보로 추대한 정근식, 조전혁 후보의 양강 구도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이날 여론조사 기관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는 정 후보와 조 후보 지지율이 각각 37.1%, 32.5%를 기록해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전날 조원씨앤아이가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0.8%포인트로 박빙 양상을 보였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두 후보는 3일 출정식을 했다. 정 후보는 혁신 교육 계승 의지와 반(反) 정부 노선을 강조하며 세 결집에 집중했다. 12년만의 보수 단일 후보로 추대된 조 후보는 지난 10년 간 조희연 전 교육감을 통해 이어져 온 ‘진보 교육 심판론’을 앞세웠다.

정근식 “친일 역사 교육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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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첫날인 3일 오전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출정식을 갖고 선거 승리를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전 11시 독립문 앞에는 파란 모자와 외투를 걸친 정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모여들었다. 목에 두른 피켓에는 ‘뉴라이트 친일교육 심판’, 아이들에게 꿈을’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한 켠에선 ‘정근식 배우자’라고 적힌 흰 점퍼를 입은 은영 전 경상국립대 교수가 웃으며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었다.

이날 정 후보는 독립문 출정식 연설로 첫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연단에 선 정 후보는 자신을 ‘유쾌한 정 선생님’이라 소개했다. 정 후보는 “오늘처럼 파란 하늘을 올려다 볼 시간도 없이 학원을 전전하는 아이들의 잃어버린 꿈을 찾아주기 위해 과감하게 용기를 냈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정부 때리기로 선명성을 강조했다. 정 후보는 “초등학교 조기 입학 논란부터 의대 증원 문제까지, 지금의 교육 정책은 엉망진창”이라며 “간단히 말해 졸속, 불통, 퇴행의 연속”이라고 했다. 2022년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은 초등학교 입학 시기를 만 5세로 당기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했다가 반대에 부딪혀 철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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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진보진영 단일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공원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역사 교육 강화 정책도 내놨다. 정 후보는 “뉴라이트 역사관을 갖고 있는 자들이 학생들에게 친일사관을 심어주려고 한다”며 지난달 검정을 통과한 ‘한국학력평가원’ 한국사 교과서의 역사 왜곡 논란을 언급했다. 이어 “교육청에 역사위원회를 설립하고 ‘우리 역사 바로 알기’ 같은 부교재를 만들겠다”며 “단 한 명의 학생도 뉴라이트 교과서로 배우지 않게 하겠다”고 했다.

연설 말미에는 정 후보를 지지했던 예비후보 5명이 단상에 올라 함께 인사를 했다. 경선 1차에서 탈락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후보등록 직전 출마를 철회한 조기숙 전 이화여대 교수는 무대에 없었다. 캠프 관계자는 “두 분은 오늘 개인 일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며 “향후 집중유세에는 함께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정식을 마친 정 후보는 백범김구기념관 묘역 참배, 홍대 앞 상상마당 집중유세를 끝으로 이날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다.

조전혁 “어둠의 10년, 서울 교육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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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3일 오전 광화문역 앞에서 열린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출정식을 마친 뒤 선거원등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날 오전 10시 광화문 앞에서는 조전혁 후보의 출정식이 열렸다. 빨간 상의를 맞춰입은 선거운동원들은 ‘붉은 노을’을 개사한 선거송을 흥얼거리며 서이초에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한 조 후보를 기다렸다.

조 후보는 출정식 한 시간 전 서이초 앞을 찾아 지난해 숨진 교사의 명복을 기렸다. 캠프 관계자는 “공식 일정에 앞서 교육 현장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며 “향후에도 조 후보는 정치적 구호를 앞세우기 보다는 정책 간담회, 현장 방문을 중심으로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단에 선 조 후보는 10년 진보 교육 심판론을 강조했다. 그는 “조희연의 10년은 어둠과 교육 절망의 10년이었다”며 “인성교육이 실종되고 운동권 이념교육이 교실과 학교를 장악했다”고 했다. 상대 진영 후보에 대해서는 “조희연 아바타, 혹은 그보다 더한 사람“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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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출마한 조전혁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조 후보의 왼쪽은 조 후보와 단일화 경쟁을 벌였던 안양옥 예비후보. 뉴스1

학력 신장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조 후보는 “학생들이 가진 개성, 잠재력, 소질 개발하는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겠다”며 “우리 아이들이 가재, 붕어, 개구리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저마다 용이 돼 하늘을 훨훨 날아오르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했다. 자녀 입시 비리로 재판 중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2012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개천에서 붕어·개구리·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한 말을 비꼰 것이다.

‘강성 후보’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10여년 전 각을 세웠던 진보 성향 교원단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조 후보는 국회의원 시절이던 2010년 4월 자신의 홈페이지에 전교조 조합원 정보를 공개했다가 법원 판결로 전교조 교사들에게 손해배상금을 내기도 했다. 단일화 경쟁 상대였던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 홍후조 고려대 교수가 지지연설을 하며 조 후보를 “전교조 퇴출을 위해 온 몸을 바친 사람”, “투사”라고 소개했을 뿐이다.

조 후보는 이날 성북구 학부모 간담회,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촬영 등을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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