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두산, 2년 연속 쓸쓸한 가을 퇴장…이승엽 감독 "내가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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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2년 연속 가을야구 첫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쓸쓸히 퇴장했다. 두산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0-1로 져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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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패해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뒤 아쉽게 퇴장하는 두산 선수들. 뉴스1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두산은 1승과 홈구장 사용 어드밴티지를 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했다. 그러나 전날(2일) 1차전에서 0-4로 패한 데 이어 이날도 득점 없이 무기력하게 물러나 역대 최초 '업셋'의 희생양이 됐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된 뒤 4위 팀이 준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건 두산이 처음이다.

두산은 또 1차전 1회부터 2차전 9회까지 18이닝 연속 점수를 뽑지 못해 역대 와일드카드 결정전 최다 연속 이닝 무득점이라는 불명예 신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기록은 KIA 타이거즈가 남긴 14이닝이었다.

투수들은 제 몫을 했다. 2차전에 깜짝 선발 등판한 최승용은 4와 3분의 2이닝을 3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객관적 열세로 보였던 KT 선발 투수 웨스 벤자민과의 초반 승부에서 밀리지 않고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다.

올해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19세 마무리 투수 김택연도 2와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지는 투혼을 보였다. 7회 2사 1·2루에서 구원 등판한 그는 KT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를 삼진으로 잡아 위기를 벗어났고, 8회와 9회 역시 안타 하나씩만 맞고 실점하지 않았다. 김택연이 한 경기에서 2이닝 이상을 소화한 건 소방수 역할을 맡기 전인 4월 28일 한화전(2와 3분의 1이닝) 이후 5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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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패해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는 두산 선수들. 뉴스1

문제는 타선이었다. 1차전에서 윌리엄 쿠에바스를 공략하지 못한 두산은 2차전에서도 KT 선발 벤자민에게 7회까지 안타 3개만 얻어내고 꽁꽁 묶였다. 테이블세터 정수빈과 김재호가 도합 7타수 무안타로 돌아섰고, 클린업 트리오 제러드 영-김재환-양석환도 1안타를 때려내는 데 그쳤다. 쇄골 통증으로 이탈한 주전 포수 양의지의 공수 공백도 뼈아팠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경기 후 "2패를 하면서 올해의 야구를 여기서 마감한다는 게 마음 아프다. 야구는 홈플레이트를 누가 많이 밟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데, 두 경기 모두 점수를 내지 못해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며 자책했다.

이 감독은 또 "단기전에서는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는 응집력이 중요한데, 두 경기 모두 삼진이 많았고 홈에서 객사도 하는 등 여러 문제점이 노출됐다"며 "정규시즌엔 장타력으로 재미를 많이 봤지만, 이번 시리즈에선 장타가 나오지 않아 굉장히 힘든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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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패해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뒤 아쉽게 퇴장하는 이승엽 두산 감독. 뉴스1

두산은 지난해 정규시즌을 5위로 끝낸 뒤 창원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NC 다이노스에 패해 포스트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올해는 4위 자격으로 홈에서 두 경기를 치를 기회를 얻었지만, 끝내 1승도 거두지 못하고 가을 잔치의 문을 닫았다.

이승엽 감독은 "선수들은 2월 1일부터 10월 3일까지 정말 열심히 했는데, 아직 내가 부족한 것 같다.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너무나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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