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큐텐그룹 회장이 지난 8월 1일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 협조를 위해 자택 문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티몬‧위메프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1부장)이 4일 구영배 큐텐그룹 회장과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구 회장과 류광진, 류화현 대표가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1조 5950억원 상당의 물품 판매 등 관련 정산대금을 편취하고,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티몬‧위메프에 총 692억원의 손해를 끼쳤으며,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위시’ 인수대금 등으로 티몬과 위메프의 자금 671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 증거인멸 가능성, 도주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류광진 티몬 대표(왼쪽)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지난달 19일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은 지난 8월 1일 구 회장 등 주요 인물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지난달 19일엔 류광진, 류화현 대표를 소환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사태의 ‘정점’으로 지목된 구 회장을 소환해 조사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검찰은 그간 큐텐 관계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구 회장이 매출 증대와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 등을 위해 계열사에 역마진 프로모션을 지시했다” “구 회장에게 적자가 누적되는 자금 흐름을 보고했고, 그 위험성도 주기적으로 경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구 회장이 ‘사업보고계획서’ 등의 형태로 티몬‧위메프 등 계열사가 실시하는 할인행사에 따른 예상 적자액, 적자 증가 추세, 판매대금 전용 과정 등을 수차례 보고받은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