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 김민재(오른쪽 둘째)가 축구대표팀 임시 주장을 맡았다. 요르단전을 앞두고 훈련 중인 김민재와 대표팀 선수들. [사진 대한축구협회]

‘캡틴’ 손흥민(32·토트넘)이 빠진 한국 축구대표팀이 ‘중동의 강호’ 요르단을 상대로 설욕전을 펼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요르단과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23위. 요르단(68위)보다 순위가 45계단이나 높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요르단(승점 4·1승1무·4골)은 한국(승점 4·1승1무·3골)을 제치고 B조 1위를 달리고 있다. 승점과 골 득실이 같지만, 다득점에서 요르단이 앞섰다. 요르단을 비롯해 이라크·쿠웨이트·팔레스타인·오만 등과 함께 B조에서 경쟁하는 한국은 3차 예선에서 조 2위 안에 들어야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따낸다.

요르단은 지난 2월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당시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끌던 한국을 2-0으로 꺾었던 팀이다. 한국의 역대 요르단전 상대 전적은 3승 3무 1패다. 유일한 패배가 바로 아시안컵 4강전이었다. 요르단 원정 경기에서는 모두 1-0으로 이겼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꿈꿨던 한국 축구는 지난 2월 요르단에 패한 직후 거센 후폭풍을 맞았다. 선수단 사이의 갈등 사실이 불거졌고, 관리 책임 문제와 성적 부진 등을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 1년 만에 경질됐다. 우여곡절 끝에 홍명보 감독이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하지만 선임 과정이 공정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대표팀은 여전히 어수선한 분위기다.

홍명보호는 요르단을 상대로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주장 손흥민이 허벅지를 다쳐 요르단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황희찬(28·울버햄프턴), 이강인(23·파리생제르맹) 등이 손흥민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손흥민 없는 홍명보호의 구심점은 수비진의 리더인 ‘철기둥’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가 맡는다. 현역 시절 센터백으로 그라운드 안팎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던 홍 감독은 유럽 정상급 수비수로서 경험까지 풍부한 김민재에게 임시 주장을 맡겼다.

홍명보 감독은 “김민재가 경기 전체적인 모든 상황을 컨트롤하면서도 전체 흐름을 볼 수 있는 포지션이다. 팀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전체적으로 봤다. 그 결과 선후배 관계가 좋은 김민재를 주장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1996년생 김민재는 어느덧 대표팀에서 고참 선수 축에 속한다. 그는 A매치에 65차례 출전했는데, 이번 대표팀에서 그보다 많은 A매치에 나선 선수는 이재성(90경기), 김승규(알샤바브·81경기), 황희찬(울버햄프턴·68경기)뿐이다.

김민재는 한국이 아시안컵 당시 요르단에 패할 때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홍명보호가 손흥민 없이도 요르단 원정을 승리로 장식한다면 대표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축구대표팀은 요르단과의 원정경기에 이어 오는 15일엔 경기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4차전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