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SK 창업주 사저' 삼청동 선혜원, 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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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공사가 한창 중인 서울 종로구 삼청동 선혜원. 내달 4월 SKMS 연구소 서울분원으로 정식으로 오픈한다. 박해리 기자

SK그룹 역사와 궤를 함께해 온 삼청동 ‘선혜원’이 내년 SKMS 연구소로 새롭게 문을 연다. 최근 SK그룹이 위기극복 방안으로 SK 고유의 경영체계인 SKMS(SK Management System) 강화를 꺼내 든 가운데, 서울 시내 한복판에도 연구소 분원을 오픈해 경영전략 논의의 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선혜원의 리모델링 공사가 내년 3월 완공된다. 이곳은 ‘SKMS 연구소 서울 분원(선혜원)’이라는 명칭으로 내년 4월 정식으로 오픈한다. 최근 찾은 이곳 현장에서는 건축자재를 실은 트럭들이 분주히 오가며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총 공사면적은 4661.05㎡이며 설계는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중 한명이자 지난해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이었던 조병수 건축가 등이 맡았다. 한옥과 현대식 건물이 혼합된 건축물로 총 지상 3층과 지하 2층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SK 역사 담긴가 담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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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중인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선혜원의 건축허가 표지판. 2022년 9월부터 공사가 시작됐으며 내년 3월에 완공 예정이다. 장동현 전 (주)SK 대표(부회장)으로 돼있던 건축주 이름에는 건축허가 표지판이 새로 갱신되며 장용호 (주)SK 사장으로 바뀌었다. 박해리 기자

선혜원은 SK그룹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회장이 1968년 사저 용도로 매입했다. 풍수지리상 터가 좋지 않다는 주변의 조언에도 최종건 회장은 이를 개의치 않고 이사를 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지난해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발간한 ‘최종건·최종현 어록집’에 따르면 선혜원을 지을 때 수원 출신인 최종건 회장은 일부러 수원에 있는 목수와 미장이들을 불러와 일을 맡겼다. 최종건 회장은 1973년 별세할 때까지 선혜원에서 지냈으며, 최태원 회장 역시 유년시절을 이곳에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SK그룹의 분식회계 사건이 있던 당시 이 건물은 사건의 핵심에 놓여있던 계열사인 SK글로벌의 문서보관소로 사용 중이었다. 당시 검찰이 선혜원에서 사과박스 250개 분량의 문건을 압수하기도 했다. 이처럼 선혜원은 SK의 굴곡진 역사의 한가운데에 있던 장소다.

이후 선혜원은 최종건 회장의 아들(최신원)이 운영하던 SK네트웍스가 보유하며 ‘행복연수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SK네트웍스 계열의 교육시설, 신입사원 면접 장소 등으로 활용해 왔다. 2022년 3월에는 그룹의 지주사인 SK(주)가 매입했다. SK(주)는 그룹 전체 차원의 연구, 회의시설로 활용하기로 결정하고 같은 해 9월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했다. 장동현 전 (주)SK 대표(부회장)로 신고돼 있던 이곳 건축주는 지난해 연말 인사 이후 현재 SK(주) 대표를 맡은 장용호 사장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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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청동 선혜원 리모델링 조감도. 한옥 스타일 건물과 현대적 건물이 공존한다. 사진 건축업계

다시 SKMS로

최근 SK그룹은 SKMS을 강조하고 있다. SKMS는 1979년 최종현 선대회장이 정립한 경영철학이다. 강도 높은 그룹 리밸런싱(구조조정)에 나선만큼 초심으로 돌아가 그룹의 경영철학을 실천하자는 의미다. SK그룹은 지난 8월에 있던 이천포럼의 주제를 ‘AI 전략과 SKMS실천’으로 삼기도 했다. 이천포럼의 의제로 SKMS가 채택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최태원 회장은 이 포럼에 참석한 경영진들에게 “변화의 시기를 맞을 때마다 SKMS를 다시 살펴보며 우리 그룹만의 DNA를 돌아보고, 앞으로 가야 하는 길의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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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전 삼청동 선혜원 모습. 과거 SK네트웍스 소유때는 '행복 연수원'이라는 명칭으로 네트웍스 계열 교육시설로 사용했다. 포스퀘어 SNS 캡처

최 회장은 SKMS 이천 연구소를 ‘SK 지식공장’이라 명명하면서, SKMS 정신을 함께 교류하는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곳에서 이천포럼를 비롯해 CEO세미나·경영전략회의 등 그룹 3대 행사가 주로 개최된다. 하지만 서울에서 너무 거리가 멀다는 단점이 있었던 만큼, 서울 삼청동에 분원을 열어 향후 그룹의 중요한 회의나 세미나 장소로 활용할 예정이다. SK(주) 관계자는 “이천 연구소만큼 규모가 크지 않아 대규모 행사 진행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지리적 이점이 있는 만큼 회의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그룹은 이달 31일부터 내달2일까지 사흘간 이천 SKMS 연구소에서 CEO세미나를 개최한다. 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다가올 연말 인사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재계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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