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The Butter] 사회혁신 연구 중인 OECD, 한국에 주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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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수 OECD 사회적경제 및 사회혁신부 연구원
지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아시아 ‘열공’ 중이다. 가입한 38개국 가운데 아시아 국가는 한국과 일본, 두 곳에 불과하지만, 사회혁신 분야에서 강점을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장희수 OECD 사회적경제 및 사회혁신부 연구원은 지난 2022년 OECD의 ‘사회적경제 및 사회혁신 권고안’ 채택 이후 국제사회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태국과 인도네시아가 OECD 가입 절차를 밟으면서 기존 회원국인 한국과 일본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며 “사회적경제와 사회혁신 분야에서 아시아가 결코 유럽보다 뒤떨어지지 않고 또 활발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사회적경제와 사회혁신은 자주 쓰이는 용어인데도 정확한 개념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OECD에서 어떻게 정의하고 구분하나.
- “사회적경제 속에서 조직 형태는 다양하다. 협동조합·사단법인·재단법인·사회적기업·소셜벤처·임팩트스타트업. 이 모든 조직의 활동을 사회적경제라고 본다. 이들을 아우르는 특정 단어를 찾기보다 이들 조직이 갖는 공통적인 성질이 중요하다. 사회적·환경적 목적을 우선시하고, 연대의 가치에 공감하고, 자본보다는 사람을 중요시하는 조직이라는 점. 또 민주적 절차와 참여로 운영되는 조직이라는 공통점이다. 사회혁신은 사회적경제를 활성화하는 권고 사항 중 하나다. 사회혁신의 정의에는 여러 요소가 있지만 특히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협업에 기반을 둔 새로운 솔루션이라는 점이다.”
- OECD의 정의로는 사회적경제의 범위가 너무 넓어진다.
- “한국은 딱 잘라 정의하려고 하는데, 유럽에서는 사회적경제라는 용어를 유연하게 쓰는 분위기다. 사회적기업·소셜벤처·협동조합·임팩트스타트업이든 조직 형태만 다르지 결국에는 사회적 요구와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 아니냐는 거다.”
- 요즘 글로벌 트렌드는 뭐라고 보나.
- “유럽 안에서 사회혁신이 주류화하는 무브먼트인 건 확실하고, 이제 전통적인 사회적경제조직이나 비영리조직에만 사회혁신을 바라는 게 아니라 정부·대기업·중소기업 등 다양한 조직들이 사회혁신을 내재화하고 추구하고 있다.”
- 구체적인 연구 사례가 있나.
- “덴마크에 ‘직업교육 프로젝트(Vocational Training Project)’는 고용의 주체인 기업들의 의견을 직업교육에 어떻게 더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겠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시작됐다. 기존에는 왕래가 잦지 않았던 민간기업과 직업교육을 관할하는 고등학교·대학교 산하의 직업교육기관 등을 한자리에 모아서 의견을 공유하고 직업교육 프로그램이 변화할 수 있게 했다.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학생들의 고용률과 경제 기여가 더 높아지는 걸 사회혁신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사회적기업·협동조합·소셜벤처는 없다. 사회혁신에 조직 형태는 중요하지 않다. 앞서 말한 사례의 핵심은 협업 기반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 누구나 협력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인가.
- “구분이 없어지는 추세다. 다만 최근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유럽에서 사회문제 해결 주체로 전통적인 협동조합이 다시 강세다.”
- 이유가 있나.
- “고령화 이슈가 한국에서만 심각한 것이 아니다. OECD 38개국 중 22개국이 고령화 상위 국가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밖에 기후변화나 복지시스템에 한계점이 드러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협동조합이 다시 힘을 받고 있다. 과거에는 출신 배경이 같은 집단이 모여 형성한 협동조합이 많았는데, 요즘은 좀 더 포괄적이고 거시적인 이슈를 다루는 협동조합이 주목받고 있다.”
- 한국의 협동조합도 각광받을 수 있을까.
- “한국에서는 협동조합이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OECD에서는 한국 사례를 많이 소개하는 편이다. 특히 한국의 사회적협동조합이 유럽인들의 관점에서 임팩트가 크고, 트렌드와 부합한다고 여긴다. 사회적협동조합 사례로 이탈리아·캐나다·스페인, 그리고 한국이 꼭 들어간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한국은 정치적 진영 논리에 따라 협동조합의 임팩트가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 안타까운 지점이다. 이제는 임팩트에 초점을 맞추고 발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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