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엔비디아 “블랙웰 1년 치 완판”...“AI 사이클은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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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에서 AMD의 신형 AI 프로세서를 공개하고 있다. 타이베이(대만)=이희권 기자

‘엔비디아 대항마’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칩 2인자 미국 AMD가 10일(현지시간) 신형 AI 칩 ‘MI325X’를 공개했다. 최근 ‘AI 버블론’에 발목을 잡혀던 반도체 업계는 하반기 주요 기업의 굵직한 AI 칩 신제품 출시 소식에 다시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AMD는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신형 MI325X를 비롯한 신형 서버용·PC용 프로세서를 대거 공개했다. MI325X는 지난해 출시됐던 MI300X의 후속 제품으로 AI 가속기 하나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3E를 8개 탑재하며 엔비디아의 주력 칩 H100·H200과 경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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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에서 AMD의 신형 AI 가속기 'MI 325X'를 발표하고 있다. 타이베이(대만)=이희권 기자

특히 MI325X에는 삼성전자의 HBM 제품이 탑재될 것으로 전해졌다. AMD의 AI 가속기 부문 매출은 엔비디아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시장을 압도하는 엔비디아에 이어 확고한 2인자 자리를 굳히는 분위기다.

엔비디아 “차세대 칩 완판”...주가 최고치 근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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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실리콘밸리=이희권 기자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의 90% 가까이를 장악한 엔비디아 역시 이날 차세대 AI 가속기인 블랙웰의 샘플 제품을 처음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에 직접 전달했다고 깜짝 발표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블랙웰 공급 지연 문제로 시장에서 제기된 의구심을 지우는 행보”라면서 “현재 업계에서 AI를 상징하는 기업에 첫 제품을 제공하며 극적인 효과를 노린 것”이라 말했다.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전작 호퍼 아키텍처(설계방식) 기반 AI 가속기의 성능을 뛰어넘는 차세대 제품이다. H100과 비교해 최대 15배 뛰어난 성능을 낸다. AI 전쟁을 펼치고 있는 전 세계 큰손들은 ‘첨단 무기’에 비견되는 블랙웰 칩을 차지하기 위해 입도선매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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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벅 엔비디아 하이퍼스케일·HPC부문 부사장(사진 왼쪽 두 번째)이 오픈AI에 엔비디아의 블랙웰 기반 DGX B200 샘플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엔비디아

지난 8월 엔비디아 실적 발표 당시 블랙웰 생산이 지연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이로 인해 주가가 한때 급락하기도 했지만 엔비디아가 일정대로 실제 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하기 시작한 만큼 시장에서의 의구심도 잦아드는 모양새다.

최근 엔비디아 주가는 블랙웰 수요가 예상보다 더 압도적이라는 정황이 드러나며 또 다시 사상 최고가에 근접 중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이 “블랙웰 칩은 이미 12개월 분량이 모두 판매됐다”고 언급했다는 내용을 담은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힘입어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미국 증시에서 1.63% 상승한 134.8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6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인 135.57달러에 근접했다.

인텔도 와신상담...AI사이클,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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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인텔 본사. 실리콘밸리=이희권 기자

PC용 프로세서 시장에서 AMD와 경쟁 중인 인텔 역시 같은 날 데스크탑 PC용 AI 중앙처리장치(CPU) 신제품(코드명 애로우 레이크)을 출시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인텔은 자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 칩을 만들기로 했던 당초 계획을 수정해 대만 TSMC의 3나노미터(㎚·1㎚=10억 분의 1m) 공정에서 칩을 제조하는 등 시장점유율 회복을 위해 자존심을 접고 와신상담 중이다.

신형 ‘AI 빅 칩’의 잇따른 출시로 반도체 업계에도 ‘AI를 둘러싼 거대한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은 이제 시작’이라는 낙관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모건스탠리의 조셉 무어 애널리스트는 “모든 징후로 볼 때 우리는 여전히 AI 투자 주기의 초기 단계에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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