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해양세력 연대’ 동남아 순방 끝낸 尹…日 이시바와 첫 대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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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정상회의 관련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왓타이 국제공항에서 귀국하기 전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손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5박6일 간의 동남아순방을 마치고 11일 귀국한다.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계기로 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등 3국을 방문한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동남아 국가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지난 10일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아세안은 ‘포괄적전략동반자관계’(CSP·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를 수립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1989년 한-아세안 대화 관계를 수립한 이후 35년 만에 최상위급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다. 미국·중국·일본·인도·호주에 이어 6번째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3년 연속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공을 들인 게 주효했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윤 대통령은 이제 최고의 협력 단계에 진입한 한국과 아세안의 안보, 경제, 사회문화 전반에 걸친 미래지향적인 협력 비전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아세안뿐 아닐라 개별 회원국인 필리핀·싱가포르와 각각 올해와 내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최초의 독자 지역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에 맞춰 해양 세력과의 연대를 강조하고 있는 한국은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통해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밀착에 강한 경고음도 발신했다. 윤 대통령은 10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적 군사 협력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장기화시키고, 유엔 안보리결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EAS는 아세안 3(한·일·중)에 더해 미국·러시아·호주 등 인-태 지역 18개 국가 정상이 참여하는 역내 최고위급 전략 포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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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손싸이 시판돈 라오스 총리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아웅 쪼 모 미얀마 외교부 사무차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윤 대통령, 손싸이 시판돈 라오스 총리,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마루프 아민 인도네시아 부통령, 샤나나 구스마웅 동티모르 총리. 뉴스1

동남아 국가와의 연대를 바탕으로 한 세일즈 외교 성과도 잇따랐다.

지난 6~7일 필리핀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수력원자력과 필리핀 에너지부는 ‘바탄 원전 건설 재개 타당성 조사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1976년 착공한 바탄 원전은 여론 악화로 1984년 공사가 중단됐다가 1986년 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터지며 운영 계획이 무산됐다.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즈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2022년 11월 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바탄 원전 재추진을 위해 한국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었다. 필리핀 정부가 2050년까지 약 3기의 원전을 건설할 계획인 만큼 이번 타당성 조사를 통해 필리핀, 더 나아가 동남아 지역 원전 시장에 진출할 교두보를 마련할 가능성이 커졌다.

양국은 또한 2013년부터 시작된 필리핀의 군 현대화 3단계 사업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데도 합의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2단계까지 FA-50, 호위함, 미사일 등 방산 수출 성과가 있었으며, 작년부터 시행된 3단계 사업에서도 국제사회에서 검증된 우리의 주요 무기 체계에 필리핀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8일 싱가포르 국빈 방문을 통해선 ‘물류 동맹’이 결성됐다. 한국과 싱가포르 산업통상자원부는 바이오ㆍ에너지 등 첨단산업 분야 전략물자 공급망 협력 강화를 위한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SCPA·Supply Chain Partnership Arrangement)’을 맺었다. 공급망 교란 징후를 포착하면 상호 신속 통보하고, 공급망 교란 발생 시 5일 내 긴급회의를 개최해 공동 대응하는 ‘공급망 위기대응 시스템’ 구축이 핵심이다. 글로벌 물류 허브인 싱가포르와 한국이 세계 최초로 국가 간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을 체결한 건 사실상 ‘물류 동맹’ 결성을 의미한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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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신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 취임 9일 만인 지난 10일 성사된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관계 발전에 공감대를 이룬 것도 이번 순방의 수확으로 평가된다. 이시바 총리는 회담에서 “윤 대통령님과 기시다 전 총리가 크게 개선시킨 양국 관계를 계승해 발전해 나가고자 한다”며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신 셔틀 외교도 활용하면서 대통령님과 긴밀히 공조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회담에선 북한의 위협에 맞선 한·일, 한·미·일 공동 대응 기조도 재확인됐다. 김태효 차장은 “한·미·일이 가동 중인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를 면밀히 가동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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