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무덤에 보고하겠다"…'핵무기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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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히단쿄의 로고를 띄운 화면을 노벨위원회 관계자가 들어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올해 노벨평화상에는 핵무기 폐기 운동을 펼치는 시민 단체인 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日本被団協, 피단협)가 선정됐다. 일본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1974년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 이후 50년 만이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1일(현지시간) 피단협을 2024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 생존자 증언을 통해 핵무기를 다시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호소한 공로가 있다”고 설명했다.

피단협은 1945년 미국의 히로시마(広島)·나가사키(長崎) 원자폭탄 투하 당시 생존자들이 결성한 단체다. ‘히바쿠샤’(被爆者, 피폭자)로 불리는 생존자들을 중심으로 1954년부터 원폭 반대 운동을 시작했고, 2년 뒤 나가사키에서 정식으로 단체를 결성했다. 원폭 금지 운동과 함께 피해자의 치료와 비용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을 호소해 일본에서 원폭특별조치법(1968년)이 제정되는 데 기여했다.

1970년대 들어선 국제심포지엄 등을 통해 원폭 피해의 심각성을 세계에 알렸다. 1978년 3월 한국인 피폭자 손진두씨가 일본 정부를 대상으로 한 소송에서 승소하자 피해자 보상 등을 요구하는 법 제정 운동을 벌였다.

노벨위원회는 “이 역사의 증인들은 개인적 체험을 바탕으로 한 교육 운동을 벌이고, 핵무기 사용에 대한 경고를 통해 전세계적인 핵무기 반대 운동이 확산하는데 일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단협과 생존 피폭자들이 “우리가 형언할 수 없는 것을 묘사하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사유하게 하고, 핵무기로 생겨난 파악할 수 없는 아픔과 고통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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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마키 도시유키 니혼히단쿄 대표(오른쪽)가 11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수상 발표 직후 미마키 도시유키(箕牧智之) 피단협 대표는 “(사망한 피폭자들의) 무덤에 가서 보고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핵무기 폐기와 항구적 평화 실현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이 원폭 투하 80년이 되는 해라고 지적하면서 노벨위원회는 “핵 강대국들은 핵무기를 현대화하고 업그레이드하고 있으며, 새로운 국가들도 핵무기를 획득하려하고, 현재 진행 중인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인류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무기인 핵무기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새길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인류 평화에 이바지한 인물·단체에 수여하는 노벨평화상은 1901년 시작돼 올해 105번째 수상자가 결정됐다. 수상자에겐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4억3000만원)가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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