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삶과 추억] K성악, 유럽에 알린 ‘한국의 플라시도 도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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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대중화를 위해 힘쓴 성악가 박세원(사진) 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이 16일 세상을 떠났다. 77세.

유족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중이던 박 전 단장은 이날 오전 4시께 복막염으로 별세했다. 고인은 약 2년 전 림프암 진단을 받았으나, 예후가 비교적 좋은 소포림프종으로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고 건강을 유지했다. 그러다 최근 며칠 사이 급속도로 건강이 악화해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됐다고 유족은 전했다. 유족은 “암 진단을 받고도 주위에 알리지 않았다”며 “고인의 생일인 오는 20일에 제자들과 모일 예정이었는데 너무나 청천벽력”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일찍 음악을 시작해 서울예술고등학교, 서울대 음대, 이탈리아 로마의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을 졸업했다. 학생 시절 기술을 익히겠다며 학교를 쉬고 피아노 조율을 공부했던 일화도 유명하다.

부드러운 인상과 건강한 소리로 ‘한국의 플라시도 도밍고’라는 별명을 얻은 고인은 1982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데뷔한 후 외국인으로는 최초로 밀라노의 콤파냐 디 오페라 이탈리아나 오디션에 합격해 ‘리골레토’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리골레토’ ‘토스카’ ‘라 트라비아타’ 등이 주요 출연작이었다. 성악가로 활약하던 그는 귀국 후 오페라 제작과 전파에 노력을 기울였다. 2006~2012년 서울시오페라단의 단장을 두 차례 연임했다.

서울대 음대 성악과 교수로 재직할 때는 서울대 오페라연구소 소장을 맡으며 학생들과 함께 여러 공연을 함께 했다. 1985년에는 한국 성악을 알린 공로로 대한민국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이 밖에 대한민국 음악가상, 대한민국 방송대상, 한국음악비평가협회 선정 한국음악대상 등을 받았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5호. 발인은 18일 오전 11시 30분이고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권경순(피아니스트)씨, 딸 소은씨, 사위 손상준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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