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강바닥의 야자수 흔적. 로이터=연합뉴스

극심한 가뭄에 아마존강 수위가 뚝 떨어지면서 강바닥에 있던 200∼300년 전 주민들의 생활 흔적이 속속 드러나 역사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 G1 등에 따르면 아마존강을 형성하는 주요 물줄기 중 하나인 마데이라강 지류에서는 19세기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난파선이 뒤늦게 발견됐다.

둔덕에 좌초된 듯한 이 선박은 지난달 말 선원과 어부들에 의해 처음 일부 목격됐고, 며칠 새 물이 더 빠지면서 그 형태가 온전히 드러났다. 현지 주민들은 이전까지는 물에 잠긴 부분이 많아 돌로 착각했는데 이번에 처음 선박 외형을 보게 됐다고 G1에 전했다.

사회사학자인 카이우 파이아웅 박사는 G1에 "아마존 항해를 연구한 학자들의 자료와 대조하는 현장 조사가 필요하다"면서도 "잔해 특성상 얕은 수위의 강을 항해하거나 물에 잠긴 바위와 통나무를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19세기 후반의 선박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현지 당국은 관련 선박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기술적 정보는 지금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정밀 조사를 위한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아마존 솔리모에스 강바닥에서는 지난달 18세기에 축조된 요새 흔적이 발견되는가 하면, 8월에는 요새 방어에 쓰인 것으로 확인된 대포가 물 밖으로 나오기도 했다.

마데이라강은 10월 말까지 이어지는 아마존 건기를 지나면서 극심한 가뭄을 겪는데 올해 수위는 1967년 관측 시작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아마조나스주(州) 정부는 "강 수위 저하로 일대 80만명의 주민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브라질 당국은 이달 중순부터 아마존 일대에 비가 내리면서 가뭄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