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원전' 위해 사업재편 재시동 건 두산…논란 된 합병비율 조정

본문

두산그룹이 원전 사업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 재편안을 다시 추진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은 사업 재편 재추진을 위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이사회를 21일 각각 연다. 재편안은 지난 7월 발표한 사업 재편안과 기본 구조는 같다. 에너빌리티를 존속 사업법인과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한 뒤, 신설법인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구조다.

17294231030579.jpg

사진 두산그룹

에너빌리티와 로보틱스는 이번 이사회에서 논란이 됐던 합병 비율을 조정할 예정이다. 두산이 기존에 추진한 에너빌리티 신설법인과 로보틱스의 합병 비율은 1대 0.13이었다. 두산은 알짜 자회사 밥캣을 내주게 된 에너빌리티 신설 법인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방식으로 합병 비율을 조정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합병 비율은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앞서 두산은 지난 7월부터 사업 재편을 추진했다. 에너빌리티를 1 대 0.25 비율로 존속 사업법인과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한 뒤 신설법인을 로보틱스와 합병하고, 마지막으로 밥캣과 로보틱스를 1대 0.63의 비율로 합병한다는 게 사업구조 개편의 큰 틀이었다.

문제는 지난해 192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로보틱스와 지난해 영업이익이 10억6472만 달러(1조3899억원)에 달하는 밥캣의 합병 비율이었다. 밥캣 주주들이 반발했고, 금융감독원도 합병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를 연이어 내며 제동을 걸었다. 결국 두산은 지난 8월 밥캣·로보틱스 합병은 철회하기로 결정했고, 에너빌리티 신설법인과 로보틱스 합병만 그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논란이 된 에너빌리티 신설법인의 합병 비율을 조정해 주주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1729423103226.jpg

두산밥캣 흡수하는 적자 두산로보틱스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에프앤가이드 등]

두산이 합병 비율을 조정하면서까지 에너빌리티 신설법인과 로보틱스 합병을 추진하는 것은 에너빌리티가 막대한 차입금을 안고 있는 밥캣을 분할할 경우 1조원 이상의 신규 투자 여력이 생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지난 8월 주주서한에서 “세계적인 원전 호황을 맞아 전례 없는 사업 기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신기술 확보 및 적시의 생산설비 증설을 위해 현금 확보와 더불어 추가 차입여력 확보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밥캣 이사회에 로보틱스와의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한 합병을 다시 추진하지 않겠다고 공표할 것을 요구했다. 얼라인은 두산밥캣 주식 100만3500주(발행주식총수의 1.0%)를 보유한 주주로서 지난 15일 밥캣에 이 같은 요구를 담은 주주서한을 발송했다고 20일 밝혔다. 얼라인은 주주서한에서 “포괄적 주식교환 재추진 가능성이 두산밥캣의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두산은 주주들의 반발로 밥캣과 로보틱스 간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합병을 철회한 상태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7,263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