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편견 깨고 한국시리즈 MVP 차지한 '작은 거인' KIA 김선…
-
6회 연결
본문
'작은 거인' 김선빈(36·KIA 타이거즈)이 최고의 무대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KIA의 12번째 우승을 이끌며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KIA는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7-5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만든 KIA는 2017년 이후 7년 만에 다시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최우수선수상(MVP)은 내야수 김선빈에게 돌아갔다. 김선빈은 기자단 투표에서 총 99표 중 46표를 받아 45표를 얻은 김태군을 제쳤다. 김선빈은 한국시리즈 5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타율 0.588(17타수 10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김태군도 4차전에서 만루홈런을 치는 등 공수에서 활약했으나 동갑내기 친구에게 1표 차로 밀렸다.
김선빈은 "태군이가 MVP를 받아도 인정했을 것"이라며 김태군의 어깨를 두드렸다. 김태군 역시 아쉬워하면서도 "다른 선수가 받아도 축하했겠지만, 89년생 친구가 받을 수 있어서 좋다"고 답했다. 부상으로 모기업 KIA자동차의 전기차량을 받게 된 김선빈은 "장모님께서 이미 알아보고 있다"며 웃었다.
광주 출신인 김선빈은 전남 화순초-화순중-화순고를 졸업했다. 자연스럽게 타이거즈 선수가 되길 바랐고, 프로 생활 내내 고향팀 KIA에서 뛰고 있다. 처음으로 광주 팬들 앞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감흥도 크다. 김선빈은 "챔피언스필드에서 우승했다는 점에서 더욱 기쁘다"고 했다. 김선빈은 아들 서준(6)군과 함께 '삐끼삐끼' 댄스를 추며 팬들을 즐겁게 했다.
KIA는 지난 시즌 6위로 가을 야구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엔 개막 전부터 우승권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통합우승까지 달성했다. 김선빈은 "우승후보라는 말을 듣는 것 자체가 좋다. 부담보다는 모든 선수들이 즐겁게 야구를 해서 우승까지 한 것 같다"고 했다.
2008년 KIA에 입단한 김선빈은 세 번째 우승반지를 손에 넣었다. 2009년엔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2017년엔 유격수로 나서면서 타율 0.357(14타수 5안타)를 기록하며 '명품 조연' 역할을 했다. 그리고 세 번째 한국시리즈에선 당당히 우승의 주역이 됐다.
김선빈은 "2009년에 엔트리에 들지 못해 TV 리모콘을 집어던졌다. 억울하고 화났다. 2017년은 전역하자마자 좋은 성적을 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우승이 다 큰 감동인 것 같다. 지금은 고참이기 때문에 더 울컥했다"고 말했다.
김선빈은 화순고 시절 투수와 유격수로 활약하면서 청소년 대표로도 발탁됐다. 하지만 신인 드래프트에선 2차 6라운드까지 가서야 지명됐다. 전체 43순위로 지명을 받고도 대학에 진학한 선수를 빼면 뒤에서 8번째로 뽑혀 프로선수가 됐다. 작은 키(1m65㎝) 때문이었다. 입단 후 몇년간 내야 뜬공을 자주 놓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주전 유격수가 됐고, 2017년엔 타격왕까지 차지하며 정상급 선수로 도약했다.
김선빈은 "프로 생활 초반부터 안 좋은 소리를 많이 들었다. '한계가 있다'는 편견을 깬 것 같다. 이제는 키 작은 선수들이 많아졌고, 잘 하고 있다. 야구는 신체조건이 중요하지만 내가 MVP를 받으면서 선입견도 깰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KIA는 1996~97시즌 2연패 이후 두 차례 정상에 올랐지만 수성엔 실패했다. 하지만 김선빈은 다음 시즌에도 우승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선수들이 부상만 조심하면 장기집권도 가능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