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철 제주에 도착한 일본 크루즈 관광객. 사진 제주관광공사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43만명 이상 늘어났다. 내국인의 제주행은 다소 주춤했으나 지난해보다 세배 이상 늘어난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3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까지 제주 찾은 전체 관광객은 1166만558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23만1666명보다 2.2%(43만3921명) 증가했다. 증가세를 이끈 것은 외국인 관광객이다. 올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은 지난달 29일 기준 166만103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5만2334명보다 세배 이상인 200.7%(110만8705명) 늘었다.

지난 9월 4일 오후 제주시 연동의 신라면세점 앞에 중국인 관광객이 북적이고 있다.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크루즈 아도라매직시티호를 타고 온 이들은 제주에서 관광과 쇼핑을 즐겼다. 최충일 기자

반면 내국인 관광객은 같은 기간 1000만4548명이 찾았다. 1000만명을 넘었지만 지난해 돌파일(10월 11일)보다 도달 시점이 18일이 느렸다. 내국인 관광객은 올해 들어 9월까지 계속 감소세를 보였다. 내국인 월별 증감률은 1월 -6.2%, 2월 -13.2%, 3월 -19.5%, 4월 -5.3%, 5월 -4.5%, 6월 -8.1%, 7월 -2.0%, 8월 -0.6%, 9월 -7.3%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제주 관광객 분석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내국인 관광객 회복률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대비 91% 수준이지만, 외국인 회복률은 116％로 격차를 보였다.

1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3층 국내선 대합실에서 항공편을 기다리고 있는 관광객들. 최충일 기자

엔데믹 이후 국제선 공급이 확대되면서 제주를 찾은 내·외국 관광객의 숫자가 갈렸다. 제주와 해외를 잇는 항공편과 크루즈 운항이 정상화되면서 외국인 관광객은 늘었다. 더욱이 한류에 관심이 큰 중국 MZ세대 젊은이들에게 제주가 주목받는 여행지가 된 점도 한몫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국내선 항공좌석 공급량은 줄었고 덩달아 내국인 관광객도 감소했다. 실제 올해 3분기까지 제주 기점 국내선 공급석은 1.9% 감소했지만, 국제선 공급석은 130.9% 증가했다. 여기에 ‘비계삼겹살’ ‘평상갑질’ 등 제주 관광을 둘러싼 각종 구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르며 내국인 관광객의 신뢰가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9월 4일 오전 제주시 도두동 무지개해안도로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또 경기 둔화에 따라 국내 여행 심리가 위축된 데다가 일본보다 비싼 관광비용도 악재가 됐다. 특히 제주 골프 관광의 불황은 뚜렷하다. 엔데믹과 엔저 등으로 동남아나 일본으로 원정 골프를 가는 인원이 늘어나서다. 제주의 지리적 특성상 항공료나 승선료에 숙박요금까지 가중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높은 해외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었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제주 골프장 내장객 수는 170만304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6%(6만2985명) 줄었다. 도내 내장객 수는 76만192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2만1000명) 증가했지만, 주 고객층인 관광목적 타지 내장객 수가 지난해보다 8.2%(8만3985명) 적은 94만1118명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