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헛소리 안하고 보안도 확실하다…삼성이 조용히 키우는 'AI 비서&ap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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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진행된 '삼성 AI 포럼 2024'에서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 공동 설립자인 이안 호록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8회째인 인공지능(AI) 포럼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HBM 이후’를 위한 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일상 속 개인용 인공지능(AI) 실현의 돌파구를 AI 반도체와 지식 그래프로,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양쪽에서 뚫겠다는 그림이다.

개인용 AI 핵심 기술 보유 석학, 기조연설

삼성전자는 지난 4일부터 이틀간 서울 R&D 센터에서 ‘삼성 AI포럼 2024’을 진행했다고 5일 밝혔다. 2017년 시작한 이 포럼은 지난해 1000여 명이 현장 참관했으나, 올해는 내부 및 산학계 인사만 초대해 비공개로 열었다. 포럼 첫날인 4일에는 삼성종합기술원(SAIT) 주관으로 AI와 반도체의 접목을, 5일엔 삼성리서치 주관으로 AI 소프트웨어에 초점을 뒀다.

특히 올해는 지식 그래프(Knowledge Graph) 권위자인 이안 호록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가 기조 강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매회 포럼 기조 강연은 AI 석학이 맡아왔는데, 삼성전자와 협력하는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 메타 수석과학자인 얀 르쿤 뉴욕대 교수는 거의 매년 연단에서 최신 AI 연구 동향과 시사점을 공유했다.

그런데 올해는 이들에 더해, 차세대 AI 검색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지식 그래프 전문가가 연단에 선 것이다. 호록스 교수가 지난 2017년 창업한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OST)는 지식 그래프 원천 기술 보유사로, 지난 7월 삼성전자가 인수했다. 삼성이 드물게 AI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을 인수한 사례라 관심을 모았다.

지식 그래프는 인간의 머릿속에 있는 방식처럼 데이터를 분류·저장·처리하는 기술이다. 이를테면 ‘프랑스, 파리, 에펠탑’이라는 단어를 저장할 때, 파리는 프랑스의 도시이며 에펠탑은 거기에 있는 탑이라는 단어 간 관계까지 구조화해 저장한다. 지식 그래프는 AI가 인간 질문의 맥락을 더 잘 이해하게 해 주며, 챗GPT 같은 생성AI 언어모델이 거짓말을 지어내는 할루시네이션(헛소리) 현상을 해결할 기술로 주목받는다.

‘오프라인 AI’ 강화 기술, 삼성 폰 협력 중

삼성전자에 따르면, 호록스 교수는 이날 기조강연에서 “딥러닝은 인식과 학습에, 지식 그래프는 추론과 설명에 강점이 있어 최근 둘이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라며 이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AI 서비스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OST의 지식그래프 엔진 알디폭스(RDFox)를 삼성의 모바일 기기에 적용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지식 그래프는 ‘온 디바이스 AI 비서’ 서비스를 실현할 기술로 꼽힌다. 통화 내용, 사진, 일정, 습관 같은 개인 정보를 담은 지식그래프를 개인 스마트폰·PC에 생성하면, 이를 기반으로 AI가 전담 비서처럼 맞춤형 추천이나 업무 보조를 해줄 수 있어서다. 개인 정보를 외부 서버에 보내지 않고 내 기기에서 AI를 구동하기에, 네트워크가 끊겨도 AI 서비스를 쓸 수 있고 최근 일부 중국산 로봇 청소기에서 불거진 개인 정보 유출 및 해킹 우려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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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진행된 '삼성 AI 포럼 2024'에서 김대현 삼성리서치 부사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대세 HBM에, 차세대 PIM도 준비

지식 그래프가 개인용 AI의 구현을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앞당긴다면, 하드웨어에서 넘어야 할 벽도 있다. 스마트폰·PC 같은 개인용 기기는 AI를 구동하기에는 메모리 용량과 연산 능력에 한계가 있어, 서비스 속도가 느리고 배터리도 빨리 소모된다.

지난 4일 포럼 첫날에는 이 문제를 다뤘다. 이날 삼성전자 내외부 반도체 전문가들은 “HBM이 현재 AI 메모리의 1번 주자인 것은 확실하지만, 미래도 준비해야 한다”라며 다음 AI 메모리로 유력한 PIM(Process in Memory) 연구에 대해 논의했다. PIM은 메모리 내부에서 연산하는 지능형 메모리 반도체다. HBM이 AI 데이터센터의 대량 데이터 학습에 적합하다면, PIM은 빠른 AI 추론(서비스)에 효과적이다.

이번 포럼은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물론 모바일·가전이 포함된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장기 전략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모바일·TV·가전 제품마다 AI 기술을 적용하고 이를 연결해 개인화된 AI 경험을 구현하겠다는 목표인데, 이를 위해서는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AI의 최적화된 결합과 보안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지난 6월부터 직원 AI 활용 역량 강화를 위해 전 직원 대상으로 ‘생성AI 파워 유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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