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외국인 건보 4년만에 흑자…11만 중국인만 640억 적자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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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의 모습. 뉴스1

지난해 건강보험 외국인 가입자의 재정수지가 4년 만에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외국인 가입자가 1년간 납부한 건강보험료가 이들이 지출한 진료비(건보 급여)보다 많다는 얘기다. 하지만 중국인 가입자만 낸 돈보다 많이 써 적자로 나타났다.

 5일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실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0~2023년 외국인(재외국민 포함) 보험료 부과 대비 급여비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가입자가 낸 건보료 총액은 2조690억원이고 이들 가입자와 피부양자가 지출한 진료비는 1조3287억원으로, 7403억원 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외국인 가입자의 재정수지는 2020년(5875억원), 2021년(5251억원), 2022년(5560억원) 등 매년 흑자를 기록했고, 2023년엔 흑자 폭이 커졌다.

 지난해 말 기준 건보의 외국인 가입자는 약 146만명이다. 이 가운데 중국 국적 가입자가 약 70만명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베트남(15만명), 우즈베키스탄(7만명), 네팔(5만명) 등이다. 외국인 가입자가 많은 10개국 가운데 중국인만 유일하게 적자를 냈다. 지난해 8103억원의 건보료를 내고, 8743억원의 건보 혜택을 받아 640억원의 적자를 냈다. 반면 네팔(715억원), 베트남(714억원), 미국(656억원), 인도네시아(538억원), 캄보디아(501억원) 순으로 흑자를 냈다.

 중국인은 2020년(-239억), 2021년(-109억원), 2022년(-229억원) 등 4년 새 매년 적자를 기록했는데, 지난해는 전년 대비 2.7배 수준으로 뛰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한-중 왕래가 확 줄었다가 다시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중국인 가입자의 경우 피부양자 수가 다른 나라 국적자들보다 워낙 많은 편이라 이전부터 적자가 이어졌다”라며 “이에 더해 코로나19 기간 다소 줄었던 중국인 지역가입자가 2022년 이후 다시 늘어났고 이에 따라 지출되는 건보 재정도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 기준 중국인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는 11만988명으로 외국인 중에서 가장 많다. 다음이 베트남(2만1668명)이다. 외국인 가입자가 많은 주요 10개국(중국 포함) 총 피부양자의 68.6%가 중국인이다. 김선민 의원실에 따르면 2020~2022년 가장 많은 건보 재정을 쓴 피부양자 1위도 중국인 A 씨로 나타났다. 그는 2019년 12억원, 2020년 9억6000만원, 2021년 8억9000만원, 2022년 6억원의 건보 혜택을 봤다. 피부양자이기 때문에 건보료는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 4월부터 국내에 입국하는 외국인은 6개월 이상 체류해야 피부양자가 될 수 있도록 문턱을 높였다. 외국인이 국내에 들어오자마자 피부양자로 이름을 올린 뒤 병원으로 직행해 건보료는 내지 않고 건보 혜택만 누리고 출국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이 제도 시행에 따라 피부양자 연간 1만명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건보공단은 전망한다. 하지만 피부양자 기준 강화만으로 중국인 적자를 막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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