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KDI “반도체 수출 호조세, 내수 경기에 점차 반영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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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호조의 온기가 내수 경기에 점차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국책연구기관에서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KDI 경제동향(11월호)’을 발표하며 “수출 증가 폭이 기저효과 등으로 축소되었으나, ICT(정보통신기술) 품목을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은 지속된다”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달 수출은 575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10%를 웃돌던 증가율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지만, 절대적인 수치는 역대 10월 중 최대치로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었다.
KDI는 “수출 호조세의 영향이 내수 경기에 점차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의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을 지목하면서다. 실제 전년동기 대비 월간 반도체제조용장비 투자는 지난 8월 5.0% 증가한 데 이어 9월엔 51.0% 급증했다. 이 덕분에 전체 설비투자는 8월 7.5%, 9월 6.1% 늘었다.
또한 KDI는 내수 부문에서 건설 관련 일부 선행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봤다. 실제 9월 전년동월 대비 건설수주가 2.5% 늘고, 주택착공이 47.5% 증가했다. 서비스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가는 점도 밝은 면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KDI는 “수출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으나,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수출과 내수 사이에 온도차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에는 수출의 온기가 내수로 확산할 조짐이 있는 것으로 본 것이다.
KDI가 내수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봤지만, 내수의 ‘현재’를 두고선 부진하다는 진단을 이어갔다. 지난해 12월부터 12개월 연속 부정적 판단이다. KDI는 “상품소비와 건설투자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내수 회복을 제약한다”고 했다. 실제 9월 상품소비와 관련된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2.2% 감소했고, 건설투자와 관련된 건설기성(건설공사액)은 12.1% 줄어들었다.
KDI는 “내수 회복 제약에 따라 물가상승세도 둔화 흐름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년동기 대비 월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 9월 1.6%에 이어 10월 1.3%를 찍었다.
이 밖에 KDI는 노동 시장을 두고 “건설업과 제조업의 고용이 위축되는 등 고용 여건이 완만하게 조정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금융시장에 대해선 “전반의 안정이 유지되고 있으나, 시장금리가 상승해 취약계층의 부채 상환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주택시장의 경우 “비수도권의 수요 위축이 지속하는 가운데 대출 규제에 따라 수도권의 가격 상승 폭이 축소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앞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좀 더 인하한다면 시차를 두고 내수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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