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트럼프 승리 선언에…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환율 1400원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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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대선 승리선언을 하면서,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달러 가치가 크게 오르는 등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대통령 당선 시 가격이 오를 자산에 투자하는 것)’ 현상이 심화했다.
6일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국 동부 시간 오후 10시 10분 기준 비트코인 1개 가격은 24시간 전과 비교해 8.97% 급등한 7만4033달러(약 1억342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3월 13일 기록한 최고가(7만3800달러)를 넘어선 것은 물론 사상 처음으로 7만40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날 비트코인 1개 가격은 트럼프 후보 당선이 기정 사실화 되면서, 장 중 한때 7만5000 달러 선까지 넘어섰다.
비트코인 뿐 아니라 다른 암호화폐 가격도 급등세를 탔다. 같은 날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과 함께 대표적 암호화폐로 꼽히는 이더리움 가격은 한국 시간으로 오후 5시 기준 24시간 전과 비교해 6.41% 올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관련있는 도지코인도 같은 시간 19.34% 상승했다.
트럼프 후보는 과거 미국 대통령들과 달리 암호화폐 시장 활성화에 우호적이었기 때문에, 암호화폐는 대표적 트럼프 수혜 자산으로 꼽혀 왔다. 실제 트럼프 후보는 비트코인을 미국 전략 비축 자산으로 삼고, 암호화폐 관련 각종 규제도 철폐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달러 가치도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값은 전 거래일보다 17.9원 하락(환율은 상승)한 1396.5원을 기록했다. 지난 4월 16일(1394.5원) 기록했던 연저점을 다시 갱신하면서 1400원 선 턱밑까지 떨어졌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이날 장 중 한때 105.311을 기록하면서 지난 7월 9일(105.208) 이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후보는 재정 확장과 감세 정책을 동시에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당선 시 달러 가치를 끌어올릴 거라는 전망이 많다. 재정 부족이 심화하면 미국 국채 발행량이 늘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인상(미국 국채 가격은 하락)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실제 트럼프 후보의 공약 대로면 카멀라 해리슨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당선 때보다 미국 국가 부채가 2배 늘어날 거란 분석이 있다. 통상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달러 가치도 따라 오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10년 물 국채 금리는 장중 0.18%포인트 상승한 4.471%를 기록하며 7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또 트럼프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확장 재정과 관세 정책은 물가 상승도 자극한다. 물가 재상승 우려가 커지면, 지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시행하는 기준금리 인하 폭도 줄어들 수 있다. ‘피벗(Pivot·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금리 격차에 따른 달러 값 상승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국내 증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37(0.52%) 내린 2563.51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도 전장보다 8.5(1.13%) 내린 743.31에 거래를 끝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당선뿐 아니라 미국 의회도 공화당이 장악하는 이른바 ‘레드 웨이브’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암호화폐나 감세와 관련한 트럼프의 공약도 실제 실현될 확률이 커졌다”면서 “공약이 정말 실행된다면, 트럼프 트레이드 자산의 가치 상승은 당분간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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