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귀환에 대비 나선 각국...젤렌스키 "트럼프 접근법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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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다음날인 6일(미국 동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해지자 각국 정상들은 축하메시지를 발빠르게 내놨다. ‘트럼프 2.0’ 시대 대비도 시작했다.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들은 7일(현지시간)부터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모여 대미 메시지 조율을 시도한다. 일본에선 미·일간 가능한 빨리 고위급 회담을 추진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젤렌스키 “트럼프의 접근법에 감사”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한다”며 “지난 4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추후 협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인도와 미국의 포괄적인 글로벌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우리의 협력을 재개하기를 고대한다”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중미 국가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미국의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를 전한다”고 적어 해외 국가 수반 중 처음으로 트럼프의 승리를 축하했다.
1년 넘게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의 백악관 탈환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귀”라고 부르며 축하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트럼프 대통령의 인상적인 선거 승리를 축하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9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나 우리의 ‘승리계획’과 미국과 전략적 파트너십, 러시아의 침략을 종식할 방안 등을 자세히 논의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며 “‘힘을 통한 평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과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이 접근법은 우크라이나에 정의로운 평화를 실질적으로 가져올 수 있는 원칙”이라며 “우리가 함께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트럼프의 러·우 전쟁 종전안에 EU 입장 낼까
특히 유럽 국가들은 내년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까지 대미관계와 우크라이나 지원 등에 대한 EU 입장을 조율할 계획이다. 5일 르몽드,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EU 정상들은 7일 EU 의장국인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주최하는 만찬에서 미국 대선에 대해 논의한다. 정상들은 8일에도 유럽 경쟁력의 미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할 수 있다. 르몽드에 따르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등을 제외한 대다수 유럽 정상들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를 희망해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까지 참전하며 확전 위기가 높은 상황에 그간 조 바이든 정부가 해왔던 러시아 견제를 이어가기엔 해리스가 낫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트럼프의 당선으로 러시아와 담판하겠다는 트럼프의 종전안에 주목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 경우 우크라이나 영토를 양보해야 할 가능성이 커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조건에 따라 전쟁이 끝나야 한다는 EU 기존 입장과 차이가 크다.
트럼프, 유럽정치공동체 회의에 화상으로 등장?
트럼프가 그간 유럽 국가들에 국방비 지출을 늘릴 것을 요구해온 것도 유럽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상황에 따라 독자적 안보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특히 폴란드와 발트해 연안 국가들은 러시아로 인한 안보 위협을 더 크게 느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통한 미국의 안보 보장을 중시해왔다. 르몽드는 “미국의 NATO 탈퇴를 두려워하는 국가는 우크라이나를 가장 열렬히 지지하는 이들”이라고 전했다. 한 유럽 외교관은 “트럼프의 당선은 EU에 매우 강력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유럽에서 세력을 넓혀온 극우는 트럼프 당선을 호재로 본다. 폴리티코는 “일각에선 오르반 총리가 7일 정상들을 만난 자리에서 친푸틴, 반이민 비전을 통합하려고 시도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며 “오르반은 슬로바키아의 로베르토 피초 총리와 내년 총선에서 집권하려는 체코 민족주의자 안드레이 바비시를 포함하는 보수연합을 만들어 트럼프와 연결되는 대서양 횡단 다리를 만드는 걸 희망해왔다”고 전했다.
게다가 외교가에선 오르반 총리가 7일 오전 열리는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 화상연설자로 트럼프를 깜짝 초청할 것이란 소문까지 돌았다. 이 회의엔 EU 27개국 뿐 아니라 영국 등 47개국 정상이 초청됐다. EU 외교관 두 명은 폴리티코에 “오르반이 (트럼프와) 화상통화를 준비해 유럽 지도자들을 당황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트럼프 귀환에 한반도 정세 변화할 것”
중국 정부는 말을 아꼈다. 마오닝(毛寧)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상호존중·평화공존·협력호혜의 원칙에 따라 중·미 관계를 대하고 처리할 것”이라는 원론적 답변에 그쳤다. 60% 추가 관세 공약에 대해서는 “가정적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며 일축했다.
다만 관영 신화사의 위챗(微信) 공식계정인 ‘뉴탄친(牛彈琴)’은 트럼프의 귀환이 가져올 10대 변화 중 하나로 한반도의 정세 변화를 꼽았다. “한반도 정세는 현재 일촉즉발이지만 트럼프와 김정은의 관계가 나쁘지 않음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이는 트럼프가 집권 후 한반도 정세가 다소 완화되고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는 없지만 트럼프는 북한과 기꺼이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물론 일본과 한국에게는 머리가 더 아프겠지만, 트럼프의 바가지 씌우기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중 관계에 대해서는 “병사가 공격해오면 장군이 막고 물이 밀려오면 흙으로 막을 것”이라며 백방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 “최선의 결과를 쟁취하기 위해 최악의 상황을 상정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 주식시장은 2.6% 상승
일본 정부는 미 대선 향방을 이날 내내 예의주시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6일 미 대선 결과에 따른 일본에 대한 영향을 묻는 질문에 “일·미 동맹의 억지력, 대처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협력을 진행해야 할 것으로, 차기 미 정권과 긴밀히 의사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NHK는 미 대선 결과가 나올 경우 일본 정부가 신속하게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의 전화 통화를 조율하고 가능한 빨리 고위급 회담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이날 일본 주식시장은 개표 결과에 따라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격전 지역인 조지아주에서 트럼프가 우세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지수)는 이날 전일 대비 2.61% 상승한 3만9480.67로 마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 정책을 금리 상승이나 달러 상승 요인으로 파악하는 이들이 많아 환율이 엔저·강 달러로 이뤄지면서 일본 주력 수출주를 사들이는 전개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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