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두바이 초콜릿이 다했다"…3분기 성적표, 편의점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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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 용산구 GS25 숙대학생회관점에서 학생들이 '천원의 도시락'을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비 침체가 장기화하며 유통업계의 실적 고민이 커지는 가운데 편의점이 3분기 준수한 성과를 거뒀다. 두바이 초콜릿, 생과일 하이볼, 요거트 디저트 아이스크림 등 자체 브랜드(PB) 상품이 MZ세대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덕분이다. 정부가 실시하는 업태별 연간 매출 통계에서도 편의점이 백화점을 꺾고 오프라인 유통 왕좌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유통업체 대거 실적 발표

7일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BGF리테일, GS리테일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일제히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백화점, 면세점, 홈쇼핑 사업은 대체로 부진한 반면 편의점 사업의 실적이 돋보였다.

롯데쇼핑은 3분기 매출(연결기준) 3조5684억원, 영업이익 155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줄고 영업이익은 9.1% 늘었다. 이커머스 사업의 영업적자 규모가 전년보다 줄고 홈쇼핑이 적자에서 벗어나며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며 “백화점·마트의 해외 사업도 견고한 실적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 사업부의 매출이 동반 하락했고, 주력 사업인 백화점(-8%), 마트(-11.6%), 수퍼(-11%)의 영업이익도 줄어 고민을 안겼다.

백화점과 면세점의 부진으로 현대백화점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3분기 매출은 1조3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46억원으로 12.7% 줄었다. 면세점 사업은 적자로 돌아서며 영업손실(-80억원)을 거뒀다. 가구·매트리스 자회사인 지누스가 유일하게 매출(23.2%)과 영업이익(277.1%) 모두 성장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중국 내수 부진과 외국인 관광 트렌드 변화로 전체 면세점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부진한 성적, 편의점이 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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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CU 편의점에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반면 편의점 업계는 3분기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3분기 매출 2조3256억원, 영업이익 912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8% 늘었다. 신규 점포를 꾸준히 출점하며 전체 점포수가 증가했고 두바이 초콜릿, 생과일 하이볼, 간편식 등 차별화 상품이 큰 인기를 끈 덕분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사업 효율화를 통해 임차료, 물류비, 인건비 등 고정비 증가율이 둔화한 것도 영업이익 상승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은 편의점, 수퍼마켓 사업과 홈쇼핑의 성적이 엇갈리며 매출은 늘고 영업이익은 줄었다. 3분기 매출은 3조5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06억원으로 24.1% 감소했다. 편의점 GS25는 근소한 차이로 CU를 제치고 매출 1위를 지켰다. GS25의 별도 기준 매출은 2조306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오는 14일 발표될 편의점 CU의 별도기준 매출은 약 2조2800억원으로 추산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3분기 소매 판매액 지수가 10분기 연속 감소하고 특히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편의점, 수퍼마켓 등 근거리 소비채널은 영향력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편의점, 백화점 역전할까

3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업태별 희비가 엇갈리며 편의점이 백화점을 꺾고 오프라인 유통업체 중 가장 큰 매출을 거둘 가능성이 커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지난해 유통업 통계를 살펴보면 유통업계 전체 매출 중 각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백화점 17.4%, 편의점 16.7%, 대형마트 12.7%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매출 상승률은 편의점 8.1%, 백화점 2.2%, 대형마트 0.5% 순으로, 편의점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백화점 산업 성장률 추정치는 약 2%로 민간 소비성장률을 넘기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편의점은 5% 수준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이 꾸준한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올해 유통 순위 구도에도 백화점을 역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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