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국어 영역 '언어와 매체' 40~43번 지문. 링크에 접속하면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를 안내하는 사이트로 연결돼 논란이 일었다. 서지원 기자

14일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지문에 나온 인터넷 주소가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를 안내하는 사이트로 연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출제 과정에서 임의로 만든 가상의 사이트”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날 국어 영역 선택과목 ‘언어와 매체’ 40∼43번 지문은 ‘온라인 실시간 방송’ 형태의 글을 제시했다. 인터넷 방송 채널을 운영하는 ‘푸근’이 공학박사 ‘전선’을 초대해 대화한다는 내용이다. 지문에서 푸근은 “방금 올린 질문에 관한 자료를 실시간 대화창에 링크로 올린다. 바로 올릴 테니 확인해 보라”고 했다.

2025학년도 수능 국어 지문에 나온 인터넷 링크가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를 안내하는 사이트로 연결된다. 사이트 캡처

이때 ‘https://’로 시작하는 인터넷 주소가 제시됐는데, 이 링크에 들어가 보면 지문과 관련 없는 내용이 뜬다. “수험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특검 촉구 제3차 국민 행동의 날’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그 밑에는 ‘11월 16일 토요일 16시 30분 광화문 앞’이라는 날짜와 시간, 장소도 안내돼 있다.

현재는 해당 링크를 눌러도 관련 내용이 뜨지 않는다. 교육부는 “링크는 출제 과정에서 임의로 작성됐고, 해당 웹페이지는 시험 당일 문제지 공개 시점인 10시 56분 이후 만들어졌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링크의 정보를 보면 ‘최근 정보 변경일’이 수능 시험일인 14일로 안내돼 있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문제지 정보를 임의로 활용한 사항에 관해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출제 과정에서 임의로 만든 가상의 사이트는 집회 안내 내용과 전혀 무관하다”며 “국민의 관심사인 수능 출제 문항을 정치적으로 악용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어 “교육적인 목적으로 공개한 출제 문항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임의 사용한 것에 대해 수사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조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