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엔 위원회 "가자 전쟁은 집단학살…의도적으로 생존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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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가자지구 한 병원 앞에서 친척의 죽음을 추모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AP=연합뉴스

유엔 산하 특별위원회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 수행이 제노사이드(집단학살)의 특징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주민의 인권에 영향을 미치는 이스라엘 관행에 관한 조사 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는 14일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이 막대한 인명피해를 초래하고 의도적으로 생존을 위협하는 여건을 조성했다며 이같이 결론지었다.

특별위원회는 "전쟁 시작 이래 이스라엘 관료들은 식량, 물, 연료 등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생명 유지에 필요한 필수품을 박탈할 것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왔다"라고 지적했다.

또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한 조직적이고 불법적인 방해는 이스라엘이 정치적, 군사적 이익을 위해 팔레스타인 주민의 생명을 구하는 공급품을 (전쟁의) 도구로 삼으려는 의도를 분명히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

특별위원회는 "유엔의 지속된 호소와 국제형사재판소(ICJ)의 구속력 있는 명령,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에 대한 포위공격 동안 인도적 지원의 방해와 민간인 및 구호지원 요원을 목표로 삼은 공격 및 살해가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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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이스라엘의 공습에 난장판이 된 가자지구. 피난민들이 머무는 지역도 피해를 입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어 "이스라엘은 기아를 전쟁 수단으로 사용하고 팔레스타인 인구에 대한 집단 처벌을 가하는 방식으로 죽음과 기아, 심각한 부상을 의도적으로 초래했다"라고 지적했다.

특별위원회는 2024년 초반까지 핵폭탄 2개의 위력에 해당하는 2만 5000톤이 넘는 폭탄이 가자지구에 떨어지면서 막대한 파괴와 식수·위생 시스템 파괴와 농업 붕괴, 오염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또 이스라엘군의 인공지능(AI)의 지원을 받는 목표물 조준이 고중량 폭탄 사용과 결합해 민간인과 무장군인을 구별하고 민간인 사망을 예방하기 위한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할 의무를 방기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특별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연례보고서를 오는 18일 유엔총회에 공식 제출할 예정이다.

팔레스타인 조사 특별위원회는 1968년 유엔총회 결의에 따라 설치된 기구다. 특별위원회는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세네갈 등 3개국 대표로 구성됐다.

한편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특별위원회 보고서에 대해 "그러한 표현과 비난에 분명히 근거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평했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북부 공격 목적이 '인종청소'(ethnic cleansing)일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가디언과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그들(팔레스타인인들)이 그곳(가자지구)에 남아있도록 돕고, 인종청소를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강력한 결단이 없다면 인종청소가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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