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北 우크라전 투입 직후 시진핑 만나는 尹…트럼프 회동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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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 수도 리마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한다. APEC을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의와 한·일 정상회담을 진행하며 북한의 러시아 파병 문제 등 외교 현안에 관해 주변 강대국과 긴밀한 공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4일 리마 현지 브리핑에서 “한·중 정상은 경제, 문화, 인적 교류 활성화를 논의하는 한편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 정세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며 2022년 11월 이후 2년 만의 한·중 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전했다.
이번 회담의 의미가 큰 건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 실전에 투입된 사실이 확인된 시점에서 개최된다는 점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한·중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이 진행되는 와중에서 유럽 정세, 인도·태평양, 동북아시아에서 앞으로 한·중 간의 전략적 지향점 등이 눈앞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인 중국이 이런 시점에 한국과 정상회담을 하며 북한군 파병 문제를 의제로 올린다는 것 자체가 북한을 압박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현안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미국 대선도 끝났고, 안보와 경제 모든 측면에서, 글로벌 질서에서, 새로운 관점에서 도전 요인을 바라봐야 하므로 거시적 차원에서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이라고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중국은 최근 한국인에 대한 단기 비자 면제를 일방적으로 깜짝 발표하는 등 한국에 유화 제스처를 잇달아 보내고 있다.
윤 대통령은 15일 오후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함께 한·미·일 정상회의를 연다. 김태효 차장은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그간 이루어진 한·미·일 협력의 성과를 점검하고, 이를 이어나가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올해 연초부터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한·미·일 사무국 설치를 제안해 왔다”며 “일본·미국과 아주 진지하게 검토를 해 온 결과, 그 성과물이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차장은 “한·미·일 정상회의에 이어 한·미 정상회담 개최도 추진된다”고 했다. 이시바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은 16일 개최된다.
이번 남미 순방을 계기로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이 회동하려던 계획은 현재로썬 불투명하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 측이 ‘해외 정상과의 회동이나 만남은 내년 1월 20일 취임식까지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공식적으로 모든 나라의 대사관에 설명해 오고 있다”며 “현재로써는 5박 8일의 일정을 마치고 예정대로 돌아가는 가능성이 제일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당선인 측과 정책 문제, 정상 간 스킨십에 대해 계속 협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공식 외교 라인뿐 아니라 미국 조야에 발이 넓은 종교계·재계 인맥을 활용해 두 사람의 면담을 성사시키려 노력하는 중이다. 이번 순방 계기로 면담이 불발되더라고, 하루라도 빨리 회동 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14일 리마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15일부터 본격적으로 APEC 일정을 시작한다. 15일 APEC 정상회의 첫 세션인 초청국과의 대화에서 내년 경주 APEC 의장국 자격으로 연설에 나서는 윤 대통령은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 군사협력이 규범 기반 세계 질서에 대한 중대한 도전일 뿐만 아니라 APEC의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저해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북한과 러시아는 군사협력을 중단하라”고 강력하게 촉구할 것이라고 김 차장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16일 열리는 두 번째 세션이자 정상 간 친목 행사인 ‘리트리트’에선 “대한민국이 무탄소 에너지와 수소·원전 분야의 에너지 전환을 가속하면서 글로벌 기후위기 극복 노력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할 예정이다.
리트리트 행사가 끝날 때 윤 대통령은 차기 APEC 의장으로서 페루 전통 지휘봉을 선물 받고, 내년 경주 APEC에 각국 정상의 참석을 당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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