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트럼프 랠리' 진정시킨 파월 “금리인하 서둘러야 할 신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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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 인하의 속도 조절을 예고했다. 이 여파로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이후 이어지던 미 증시와 비트코인 급등세가 꺾였다. 파월의 발언이 ‘트럼프 랠리’를 진정시키는 모양새다.
인플레이션 둔화도 늦어져
파월 의장은 14일(현지시간)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초청 강연회에서 “미국 경제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내고 있지 않다”며 “미국 경제가 보여주는 강함은 (통화정책) 결정에 신중하게 접근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경제지표가 (금리 인하를) 더 천천히 해야 한다고 말하면 그렇게 하는 게 현명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금리 인하에 신중론을 보인 파월의 매파적 발언은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가 늦춰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6% 상승했다. 전월보다는 0.2%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주춤했다. Fed가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2%에 두고 있는 만큼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전망이 커졌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41.1%로 치솟았다. 전날 17.5%에서 2배 넘게 오른 수준이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2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보지만, 파월 의장이 내년 1월 금리 인하를 늦출 수 있는 길까지 열어놨다”고 했다.
테슬라·비트코인 가격 내려갔다
높은 금리 수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미 증시 주요 지수는 일제히 떨어졌다. 이날 다우지수, 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각각 0.47%, 0.6%, 0.64% 동반 하락하면서 거래를 마쳤다. 여전히 미 대선 전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분위기는 사그라들었다. 파월의 발언 외에도 트럼프 랠리가 과도하게 이어졌다는 시장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의 주가도 이날 5.77% 떨어졌다.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당선인의 주요 지지자로 차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지명되면서 테슬라는 트럼프 수혜주의 상징으로 꼽혔다. 전날 사상 처음으로 9만3000달러를 돌파했던 비트코인도 이날 오전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8만70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파월의 발언이 암호화폐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평가했다.
달러당 원화값, 소폭 상승(환율 하락)
트럼프 당선 이후 커졌던 달러 대비 원화가치 하락 압력도 완화하는 모양새다. 1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1398.8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6.3원 상승(환율은 하락)하면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원화값은 전날 1.5원 소폭 오른 데 이어 이날은 삼성전자 외국인 매수세와 위안화 강세가 겹치면서 상승 폭을 키웠다. 미 대선 이후 달러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 12일 종가 기준으로 2년여 만에 1400원 선을 넘어섰지만, 이날 들어 1300원대로 돌아온 것이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하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진 만큼 달러값이 높게 형성되는 강달러는 이어질 예정이다.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달러값에 있어서는 트럼프 트레이드를 이어가게끔 작용해서다. 일반적으로 미국 금리가 높으면 달러 가치도 높게 형성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강한 경제 상황이 지속하고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한 안전자산(달러) 선호로 인해 강달러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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