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김성수 감독도 탐낸 '좋거나 나쁜 동재'…이준혁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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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이 연기한 서동재는 선과 악 그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생계형 검사다. 사진 에이스팩토리

솔직히 다시 하기 싫었어요. 서동재라는 같은 배역을 연기하는 것도 별로였고, 부담만 컸어요.

15일 서울 삼청로에서 만난 배우 이준혁은 ‘좋거나 나쁜 동재’에 대해 의외의 소감을 내놓았다. ‘좋거나 나쁜 동재’는 국내 첫 스핀오프 드라마로 출발, 지난 12일 월화극 동시간 1위로 종영했다.

정의구현보다 승진이 중요한 서동재

감정이 없는 천재 검사 황시목(조승우)의 드라마 ‘비밀의 숲’. 조연 서동재는 좋거나 나쁘다기보다 이상한 캐릭터라 생각했다. ‘누가 보려고나 할까’‘원작을 망치진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었다고 했다. 이준혁은 방영 중에도 수시로 인터넷 검색으로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피며 마음을 졸였다. 어떻게든 살길을 찾으려 눈을 굴리는 극 중 서동재처럼.

‘비밀의 숲’ 시리즈의 스핀오프인 ‘좋거나 나쁜 동재’는 시즌1(2017)의 얄미웠던 서동재가 시즌2(2020)에서 달라진 모습으로 ‘미워할 수 없는 우리 동재’가 됐던 이유를 보여준 작품이다. ‘스폰서 검사’라는 과오를 털어내고 싶은 청주지검 서동재 검사와 그의 과오를 들추는 이홍건설 대표 남완성(박성웅)과의 진흙탕 싸움을 그렸다. ‘비밀의 숲’ 작가인 이수연과 당시 보조작가였던 황하정ㆍ김상원이 극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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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재는 건설사 대표 남완성(박성웅)을 잡기 위해 건설 공사장 인부 황시목으로 위장 취업까지 하는 열정을 불사른다. 사진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좋거나 나쁜 동재'

서동재 캐릭터 하나로 밀고 나간 드라마였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중 공개 첫 주 유료가입 기여자 수 1위 기록도 썼다. 미국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의 스핀오프인 ‘베터 콜 사울’에 비유해 ‘베터 콜 동재’라는 별칭도 생겼다. 이준혁은 “‘서울의 봄’을 함께 했던 김성수 감독님은 밥을 사주시면서 ‘너무 탐나는 캐릭터’라고 칭찬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준혁은 “서동재가 반성하고 눈물 흘리는 클리셰의 악역과는 달라서”라고 인기 이유를 봤다. 현실에 있을 법한 서동재는 서울대가 주류인 법조계에서 지방대라는 열등감과 자격지심을 가졌고, 권력에 빌붙기 위한 처세술의 달인이 됐다. 스핀오프는 학연이나 지연에 기댈 곳 없어 돈이나 벌자는 마음으로 비리를 저지른 뒤 계속되는 승진 누락에 좌절한 모습에서 시작한다. 때론 정의구현보다 승진이 중요해 위기에 빠지기도 하지만 판세를 뒤집을 때를 정확히 아는 기민한 움직임이 매력 포인트다.

이준혁은 “서동재가 ‘적당히’를 알았다면 현대인의 공감을 샀겠지만, 이 친구는 극단까지 간다. 끝을 봐야만 하는 독특한 성격이라 고수, 두리안, 민트 초콜릿 같은 호불호 캐릭터가 됐다. 성격이 다채롭고 어디로 튈지 몰라 재즈 같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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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서동재를 연기하며 재즈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진 에이스팩토리

황시목을 만나기 전의 동재 옆에는 조병건(현봉식)이 있다. 서울대 출신 엘리트 검사로 인맥과 재력을 갖췄다. 남완성을 잡기 위해 사건에 뛰어들어 서동재와 경쟁한다. 이준혁은 “현봉식에 직접 전화해 같이 하자 제안했다. 다른 작품에서 연기하는 걸 봤는데 굉장히 섬세하더라. 서동재의 로망과 같은 역할을 재미있게 잘 소화해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완성과의 대립 장면에 대해선 “교활한 악역이 아니라 강하고 우악스러운 성격이라 좋았다. 남완성을 마주할 때마다 서동재의 나쁜 성격이 잘 표출됐고, 현장에서도 성웅 형과 애드리브가 잘 맞았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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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좋거나 나쁜 동재'는 스폰서 검사라는 꼬리표가 붙어 승진이 계속 밀리고 있는 상황에 처한 동재의 이야기다. 사진 티빙, 에이스팩토리

결말에서 서동재는 새로운 기회를 얻어 비리 검사를 조사한다. 이준혁은 “‘비밀의 숲’의 황시목을 위한 엔딩이었다. 시즌1에서의 황시목 행동은 물음표지만, ‘좋거나 나쁜 동재’를 보고 나면 느낌표가 될 거다. 조승우 형에게 처음에 스핀오프 찍기 싫다고 전화했었는데, 이젠 어떻게 봤는지 물어보고 싶어졌다. 무슨 이야기를 해줄까 나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차기작은 내년 1월 3일 방송되는 금토극 ‘나의 완벽한 비서’(SBS). 한지민과 첫 로맨스물을 보여주게 됐다. 그는 “‘범죄도시2’‘비질란테’‘좋거나 나쁜 동재’까지 영화와 드라마를 가리지 않고 제정신이 아닌 인물을 연기해 왔다. 거친 역할 탓에 몸도 많이 다치고, 급격한 체중 변화로 건강도 상했다. 재활에 열중하면서 내가 가장 안 해본 캐릭터로 골랐다. 평범한 내 모습을 꺼낼 수 있을 것 같아 긴장되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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