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를 위조해 우리은행으로부터 과도한 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처남 김모씨가 7일 오후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친인척 불법 대출 의혹을 받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또 불법 대출 논란에 연루된 전 부행장을 구속기소 하고 최고위 경영진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김수홍)는 우리은행 불법 대출 의혹과 관련해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엔 우리은행장 사무실,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등도 포함됐다.

검찰은 2020년 4월~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과 개인 사업자에게 350억원 규모의 대출이 불법적으로 승인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대출 서류의 진위를 확인하지 않거나 담보·보증 등을 적정하게 평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우리금융지주 경영진이 부당 대출 사실을 확인하고도 금융당국에 신고를 미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등도 용도에 맞지 않게 대출금을 유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검찰은 특혜성 부당대출이 이뤄졌다는 금융감독원 조사를 바탕으로 손 전 회장의 자택과 우리은행 전·현직 관계자 사무실,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8월에는 우리은행 본점 여신감리부서, 구로구 신도림금융센터, 강남구 선릉금융센터 등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이날 검찰은 불법 대출에 연루된 성모 전 우리은행 부행장을 특경법 위반(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성 전 부행장은 재직 기간이었던 2022년 9월~지난해 5월 사이 4회에 걸쳐 총 154억원의 불법 대출을 승인한 혐의를 받는다.

성 전 부행장을 포함해 이번 의혹과 관련해 현재까지 재판에 넘겨진 사람은 모두 3명이다. 검찰은 지난 9월 24일 손 전 회장의 처남 김모씨를 특경법 위반 횡령,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같은 달 27일에는 불법 대출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우리은행 전 본부장 임모씨를 구속했다.

손 전 회장 소환 시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아직 손 전 회장을 불러 조사하지 않았다. 현재 손 전 회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금감원은 “우리금융 전직 회장 친인척 부적정 대출 사안과 관련해 그간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검찰에 신속하게 제공하는 등 검찰과 긴밀히 협의해 왔다”며 “앞으로도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