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박진 "트럼프 요청 '조선 협력' 한국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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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대미 외교 책사’ 박진 전 외교장관은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직접 요청한 ‘조선업 협력’을 통해 “한국이 미국과 협력할 완벽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또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하면 한국 내에서 자체 핵무장에 대한 여론이 거세질 것”이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를 향해 한반도 문제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한편, “한국이 G7(주요 7개국)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박진 “韓의 조선 산업, 美의 완벽한 파트너”
박 전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한·미 전략포럼에서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이 첫 통화에서 조선업을 언급한 것은 고무적”이라며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산업을 가지고 있어 미국 조선산업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건조 능력을 알고 있고 보수와 수리, 정비 분야도 협력이 필요하다”며 먼저 한국과의 조선업 협력을 요청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한국과의 조선업 협력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트럼프는 지난 4월 ‘국가해양전략 지침’ 보고서를 통해 중국에 열세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되는 해군력 증강을 위해 한국과 조선 분야에서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마크 월츠 하원의원을 각각 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했다.
박 전 장관은 “지난해 4월 미국 의회 대표단 면담에서 월츠 지명자를 만났는데, 미리 준비해간 (조선업 협력 등이 담긴)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를 달라고 해서 전달했다”며 “미국 해군 지도부는 현재 보유 중인 군함을 85척 더 건조해 381척을 보유하길 바라는데, 세계에서 가장 큰 배를 비롯해 쇄빙선까지 만드는 한국은 완벽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北 7차 핵실험하면 ‘자체 핵무장론’ 거세질 것”
박 전 장관은 ‘핵무장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한다면 미국을 겨냥한 소형 핵탄두를 갖게된다는 것을 의미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은 ‘북한이 또 핵실험을 했구나’라며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실험이 감행되면 독자 핵보유를 원하는 여론이 커지면서, 한국 정부가 감당할 몫이 커질 것”이라며 “우리(한·미)는 북한을 억제하고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이 자체 핵무장 여론을 꺼내든 배경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렸던 한반도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에 경각심을 주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앞서 조현동 주미 대사도 지난달 “차기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면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시설 확보를 위한 외교를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은 핵연료 재처리를 통해 추출된다.
이날 행사에 영상축사를 보낸 조태열 외교장관 역시 “북한의 러시아 불법 지원 문제를 다루지 않고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추려는 어떠한 시도도 불충분하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병행하지 않으면 북한의 러시아 군사 지원을 멈추려는 어떠한 시도도 불완전할 것”이라며 대북 문제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韓, 1인당 GNI 日 추월…G7 가입해야”
이날 박 전 장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를 향해 “한국의 G7에 가입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 10위 경제대국이자 9위의 유엔 분담금 납부국인 동시에 8대 방산 수출국이자 7대 우주 기술력을 갖춘 민주주의 국가”라며 “1인당 국민소득(GNI)이 일본을 넘어선 번영의 경험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또 “북한의 위협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전세계의 문제”라며 “미국이 한국의 G7 가입을 지지해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동맹의 시너지를 내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기여할 방안을 논의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박 전 장관과 함께 포럼에 참석한 이신화 전 북한인권대사도 “트럼프가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추진한다면, ‘동맹(Alliance)을 위대하게’ 만드는 다른 형태의 마가 역시 공식화해야 한다”며 한국의 G7 가입에 트럼프 행정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G7은 중·러의 반대로 무력화된 유엔을 대신할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 7개국에 유럽연합 대표 2명 등 구성원 총 9명 중 유럽에서만 6명이 참여하면서 유럽이 과잉 대표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트럼프는 1기 행정부 때 한국·호주·인도를 포함해 G7을 G10으로 확대하는 데 긍정적이었지만,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성사되지 않았다.
커트 캠벨 “인태 전력 축소는 美 이해에 반해”
한편 이날 포럼에 참석한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은 트럼프가 주한미군 축소와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거란 우려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가 현 조 바이든 정부에서 강조해온 한·미 동맹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불확실성이 커지는 아시아를 안정시키고자 한다면 ‘(한·미·일) 3국이 정치·전략적으로 일치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해야 한다”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루비오 지명자와 대화하고 있고, 3국의 협력은 안보의 우선순위 중에서도 위쪽에 위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를 상대할 윤 대통령에 대해선 “트럼프의 국제 정책엔 아직 불명확한 요소들이 있다”며 “조기에 트럼프 측에 한국이 왜 그렇게 충실한 미국의 우방인지를 설명하고, 양국이 서로에 의지해야 하는지를 설명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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