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대모비스 “현대·기아차 외 다른 업체와 거래 늘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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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의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그룹 외부 공급처를 확대해 글로벌 톱3 부품사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제조 부품의 90%를 현대차·기아에 공급하고 있는데, 경쟁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제품 비율을 늘려 독자적인 성장 기반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투자자 설명회 ‘2024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이규석 대표이사 등이 무대에 올라 수익성 중심의 사업체질 개선,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모비스의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경영진이 발표자로 나와 중장기 성장 전략과 기업가치 향상에 대한 구상을 공개적으로 밝힌 건 처음이다.
핵심 성장 전략은 고객사 다변화다. 현재 제조 부품의 10% 정도만 그룹 외부 업체에 공급되고 있는데, 이 비율을 2033년까지 40%로 높이기로 했다. 현대차·기아에 대한 부품 공급은 지속하되 추가 판매처를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연평균 8%의 매출 성장률을 이어가고, 영업이익률 5~6%를 달성하는 중기 목표도 세웠다.
현대모비스의 최대주주는 기아(17.5%)다. 현대모비스는 또 현대차의 최대주주(21.9%)기도 하다. 이 구조 안에서 그동안 현대모비스는 그룹 내에서 현대차·기아에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예전엔 현대모비스 제품을 다른 회사에 공급하려 하면 ‘왜 남 좋은 일 시키느냐’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정의선 회장 취임(2020년 10월) 후 달라지기 시작했다”며 “외부에서도 수익원을 적극 발굴하라는 게 그룹의 기조”라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와 순수 전기차의 구동 장치를 주 무기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특히 120㎾급 전기차의 구동시스템을 내년까지 개발해 유럽과 인도 시장을 노리기로 했다. 이밖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샤시 안전 장치, 차량용 반도체 등에서도 글로벌 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의 구상은 직원 감축에 나선 글로벌 부품 1·2위 보쉬·ZF(모두 독일)와는 사뭇 다른 행보다. 선두 업체들은 자동차 부품 수요가 30%가량 줄어드는 전기차 시대에 대비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날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소프트웨어기반차량(SDV)이라는 모빌리티 트렌드에 대한 효율적 대응과 핵심 제조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높여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매출액 기준 세계 6위다.
주주를 위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나왔다. 현대모비스 현재 20%인 총주주환원율(TSR)을 향후 3년간 30%로 높이겠다고 했다. TSR은 일정 기간의 배당소득과 주식가치변동 이익을 더해 주주들이 얻을 수 있는 총 수익률을 의미한다. 현대모비스는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TSR 30%’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이 회사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30% 감축, 2040년 온실가스 배출 제로 등의 계획도 발표했다.
이규석 사장은 “고부가가치 핵심부품을 중심으로 매출 성장이 본격화돼 질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며 “도약을 위한 선제적 투자에 집중하는 기간 잠시 정체를 경험했지만, 이제는 매출·이익 성장과 주주환원의 균형을 맞춰 회사의 기업가치를 글로벌 위상에 맞게 재정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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