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대 광풍'에도 굳건했다…학생당 1억 쓴 포스텍, 이공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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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기초과학 부문 평가 및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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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CH이 2024년 중앙일보 대학평가 공학 부문과 기초과학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공학 부문은 2022, 2023년에 이어 3년 연속 1위다. UNIST는 공학 부문에서 4위로 지난해 성적(7위)보다 3계단 올랐다. 수도권 주요 공대가 의대 쏠림 현상으로 고전하는 사이 지역의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이 도약한 것이다.

POSTECH, 공학·기초과학 모두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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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의대 쏠림 현상의 폭주 와중에도 투자 확대와 연구 혁신을 시도한 과학기술특성화대 빅4(POSTECH·KAIST·UNIST·GIST)는 올해 공학·기초과학 평가에서 모두 10위권 안에 들었다. 4개 대학이 중앙일보 대학평가를 받기 시작한 2021년 이후 톱10에 모두 진입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학생과 교육에 대한 투자가 순위 상승으로 이어졌다. 과학기술특성화대학들의 지난해 학생 1인당 교육비는 9583만원으로 2년 전보다 16.4% 증가했고 서울·연세·고려대 평균 교육비(4269만원)의 두 배가 넘었다. 학생 1인당 장학금(기초과학)은 539만원으로 SKY 평균(175만원)의 3배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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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CH IT융합공학과의 전공 수업에서 소형 로봇암을 활용한 실습이 진행 중이다. 사진 속 수업 장소인 메타메이커스페이스에는 3D 프린터, 레이저커터 등이 구비돼 학생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사진 POSTECH

POSTECH의 학생 1인당 교육비는 1억1556만원으로 서울·고려·연세대 평균(4269만원)의 3배에 육박한다. 교육비는 학교가 학생들의 연구·교육 활동에 사용하는 비용이다. POSTECH은 재학생 전원에게 미국 CES와 스웨덴 노벨위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모든 경비를 지원하고, 4년간 1000만원의 교육비를 추가로 지급해 본인들이 참여하고 싶은 외국 행사나 기자재 구입을 지원하고 있다. 이 대학 중도포기율은 0.92%(학부생 763명 중 7명)로 공학 부문 대학 중 가장 낮았다.

KAIST, 학생 95%가 등록금 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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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KAIST는 공학 2위, 기초과학 3위에 올랐다. 3년 연속 자연계열 1위에서 순위가 다소 낮아졌지만, 학생 1인당 장학금(기초과학)은 538만원으로 POSTECH(421만원)보다 117만원 더 많았다. 김용현 KAIST 입학처장은 “학부생의 95% 이상이 등록금을 내지 않는 데다가 본인이 원하면 2학년 때부터 연구실에 참여해 연구·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학부생에 대한 교육 투자가 당장의 연구 성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지금부터 ‘무조건적인 투자’를 해야 나중에 훌륭한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GIST의 기초과학 부문 학생 1인당 장학금은 609만원(1위)으로 부문 대학 평균(126만원)의 약 5배다. 공학·기초과학 부문 모두 9위를 기록했다. 홍석원 GIST 교무처장은 “이공계 인재를 키우는 일은 앞으로 우리나라의 존폐를 결정할 정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연구 과정에서 생계 문제나 다른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몰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학 제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과기특성화대, ‘억대 교육비’ 투자에도 평판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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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교육·연구 투자에도 불구하고 평판도 조사에서는 과학기술특성화대학들이 부진했다. KAIST는 지난해 교사 추천 대학 8위, 학부모 선호 대학 10위였는데 올해는 모두 2계단씩 하락했다. POSTECH도 지난해 교사 추천 10위, 학부모 선호 11위였으나 올해는 각각 12위, 16위로 내려갔다. 고교생 진학 희망 대학에도 20위권 내에 과학기술특성화대학 이름이 오르지 않았다. 의대 쏠림과 이공계 기피, 수도권 선호 현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현 KAIST 처장은 “과학기술특성화대가 위기론이 나오지만, 분명히 ‘이공계 마니아’들이 있다”며 “흔들리지 않는 물리광, 공학광을 잘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질의 연구 실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대학들의 순위 상승도 두드러졌다. 세종대는 공학 부문에서 12위로 지난해(16위)보다 4계단 상승했다. 상위 10% 우수 논문 실적(1위), 국제논문 협업 비율(2위) 등 논문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경희대도 기초과학 부문에서 자체연구비(6위), 국제논문 피인용(9위) 지표 등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지역거점국립대 중에선 전북대의 공학 부문 연구 성과가 가장 높았다. 상위 10% 우수 논문 실적(4위), 국제논문 피인용(5위) 등 우수한 연구력을 인정받아 교수연구 부문 15위에 올랐다.

올해 중앙일보 이공계 대학평가는 공학 부문과 기초과학 부문으로 나눠 실시했다. 기초과학 부문은 화학·생명과학·환경·수학·물리·천문·지구과학 관련 학과를, 공학 부문은 전기·전자·컴퓨터·기계·화공·고분자·에너지·재료 관련 학과를 대상으로 했다. 이공계 학문의 특성을 고려해 종합평가와 달리 평가 지표에 특허와 국제표준 실적을 추가했고 연구비와 논문 실적 등의 배점을 더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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