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인 50대 홍모(56)씨가 지난 5월 9일 부산 법원 앞에서 피해자 조모 씨를 살해한 뒤 달아났지만, 1시간 40여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송봉근 기자

앙숙이던 유튜버를 지난 5월 살해한 50대 유튜버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장기석)는 20일 보복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홍 모(56) 씨에게 무기징역과 함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0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홍씨가 형사재판 피해 진술을 위해 법원으로 가던 피해자를 법원 앞 청사 앞에서 살해한 보복 범죄”라면서 “보복 범죄는 개인 법익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수사기관과 사법기관의 실체적 진실 발견과 국가의 형벌권 행사를 방해하므로 죄책이 중하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홍씨 변호인은 우발적 범죄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피해자가 있는 곳으로 찾아갔고, 살인까지 17초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범행 전날 30㎝ 길이 회칼을 구매하고, 도주에 사용할 자동차도 미리 빌려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고 보복 범죄를 인정했다.

이어 “피고인이 범행 후 보인 태도에서 죄책감을 찾기 어렵고 유족이 엄벌을 바라고 있다”며 “피고인의 폭력범죄 처벌 전력에 비춰 또다시 살해할 위험성이 존재하므로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홍씨는 판결이 내려지자 판사를 향해 90도로 인사하며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뒤 손뼉을 치며 법정을 떠났다. 이 모습에 격분한 유가족은 “내 동생 살려내”라며 울분을 터트려 소란이 일기도 했다.

앙숙 관계에 있던 유튜버 홍모 씨가 조모 씨를 지난 5월 9일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법원 앞 교차로에서 흉기로 살해한 직후 현장 모습. 사진 독자제공

홍씨와 피해자 3년 전부터 알던 사이…전 여자친구 비방하자 살해
앞서 경찰 조사에 따르면 홍씨와 피해자 조모씨는 유튜브 채널 운영자로 약 3년 전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고 한다. 그러다 조씨가 홍씨의 전 여자친구였던 한 여성을 비방하는 내용으로 방송하자 갈등이 커졌다고 한다. 유튜브 방송에서 시비가 붙은 이들은 지난 2월 부산 금정구에서 만났고, 이 자리에서 홍씨가 조씨를 여러 차례 폭행했다.

조씨의 고소로 홍씨는 재판에 넘겨졌다. 조씨는 지난 5월 9일 오전 9시 52분 홍씨의 폭행사건 재판 참관을 위해 법원 앞을 지나가다 홍씨에게 습격을 당했다. 흉기에 찔린 조씨는 심정지 상태로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시간여 만에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