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머스크 ‘스타십’ 발사 나란히 직관…월권 논란에도 ‘브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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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 3, 2, 1”
19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 관람객들의 카운트다운 함성과 함께 무인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이 발사 준비를 마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눈은 로켓 발사대에 고정됐다. 잠시 후 화염을 내뿜으며 하늘로 솟구친 스타십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트럼프 당선인은 스타십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스타십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달ㆍ화성 타사를 목표로 개발한 길이 50m, 직경 9m의 대형 우주선이다. 최강으로 꼽히는 로켓 추진체 ‘슈퍼 헤비’와 합체 시 발사체 총 길이가 121m로 역대 최대가 된다.
이날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의 여섯 번째 지구궤도 시험비행 행사가 열렸는데, 트럼프 당선인이 ‘현장 직관(직접 관람)’에 나선 것이다. 현지 언론은 “머스크가 차기 대통령과 더욱 가까워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뉴욕타임스ㆍNYT), “트럼프의 궤도에 머스크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또 다른 사례”라고 짚었다.
이날 발사 1시간 전쯤 트럼프는 발사장에 도착해 ‘퍼스트 버디(First Buddy)’로 불리는 머스크와 포옹하며 깊은 친분을 과시했다.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집권 2기 인선 등 정권 인수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트럼프가 텍사스까지 날아가 스타십 시험비행을 참관하는 것 자체가 머스크와의 남다른 ‘브로맨스’를 다시 한번 드러내는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ㆍMAGA)’가 적힌 빨간색 모자를 쓴 트럼프는 머스크에게 발사 과정 등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고 머스크는 로켓 모형을 들고 하나하나 설명했다. 차기 재무장관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빌 해거티 공화당 상원의원과 같은 당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도 시험비행 장면을 트럼프 옆에서 함께 봤다.
‘머스크 월권 논란에도 트럼프 신임’ 관측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핵심 신흥 실세로 떠오른 머스크는 영향력이 비대해지면서 ‘공동 대통령’이란 말까지 나오는 등 월권 논란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차기 내각 인사 추천 과정 등에서 트럼프의 오랜 참모인 보리스 엡스타인과 공개적으로 충돌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머스크가 차기 내각 국무위원으로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몇몇이 인선에서 탈락한 일도 생겼다. 재무장관 후보자로 공개 지지했던 하워드 러트닉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이 이날 상무장관으로 지명되거나, 교통장관으로 밀었던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 우버 임원 출신 에밀 마이클 대신 숀 더피 전 공화당 하원의원이 발탁된 것 등이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가 머스크 옆에 나란히 서서 어깨를 토닥이는 장면이 포착되는 등 여전히 두터운 신임을 보여주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이상 기류설이 잦아들지 주목된다.
트럼프 “맷 게이츠 지명, 재고 안 해”
트럼프와 머스크는 최근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 등 도덕성 시비가 확산되면서 상원 인준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맷 게이츠 법무장관 후보자를 두고서도 이날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트럼프는 스타십 발사 참관 뒤 “게이츠 후보자 지명을 재고하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아니다”고 답했다. 부적격 논란에 공화당 내에서조차 인준 부결론이 나오지만 끝까지 안고 가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게이츠 후보자의 상원 인준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지에 대한 후속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머스크는 앞서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 엑스(Xㆍ옛 트위터) 글을 통해 “게이츠는 법무장관 역할에 필요한 세 가지 중요 자산인 좋은 두뇌, 강철같은 심지, 갈아야 할 도끼를 갖고 있다”고 했다. 머스크는 게이츠를 범죄자들을 단죄하는 만화 캐릭터 ‘저지 드레드’에 비유하며 “게이츠는 악당들을 감옥에 넣어야 하는 저지 드레드 아메리카이다. 그는 정의의 망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추가로 올린 글에서 “게이츠에 대한 비난들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 우리 법에서는 유죄가 입증될 때까지 무죄로 간주한다”고 옹호했다.
한편 이날 스타십은 약 65분간 계획된 비행을 마치는 등 시험비행은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발사체의 1단 부분인 로켓 부스터 ‘슈퍼 헤비’가 지난달 5번째 시험 비행에서처럼 지상으로 되돌아와 발사탑의 ‘젓가락 팔’로 불린 로봇 구조물에 안착하는 데는 실패했다. 슈퍼 헤비는 발사장 인근 멕시코만 바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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