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서 연세대 재시험 집단소송의 후원자 중 한 명인 정모씨가 논술문제 유출 등을 규탄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연세대가 2025학년도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의 효력을 정지한 법원 결정에 불복해 낸 이의 신청이 기각됐다. 수험생들의 혼란이 예상되자 교육부는 연세대 측에 “미등록 충원 합격 통보 시한인 12월 26일까지 대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이날 교육부는 법원 결정이 내려진 직후 배포한 입장문에서 “대입 전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수험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등록 충원 합격 통보 마감 시한인 12월 26일까지 연세대학교에서 입시 혼란을 방지할 대안을 마련할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데드라인’으로 정한 다음 달 26일은 각 대학이 수시모집 미등록 인원으로 빈 정원을 충원하는 마지막 날이다. 수시모집 합격자가 등록하는 다음 달 16~18일까지도 정원이 차지 않으면 각 대학은 예비합격자를 대상으로 유선 상 추가합격 통보 등을 통해 등록을 유도한다.

교육부는 재판부에도 “수험생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속한 판단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다만 선발의 자율권이 대학에 있는 만큼 연세대에 재시험을 강요할 수 없다는 점도 덧붙였다. 교육부는 “재시험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은 학교에 있으며 연세대에서도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해 대안별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지난 12일 연세대학교 2025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거론되는 시나리오는 재시험을 보는 것과 보지 않는 것 두 가지로 나뉜다. 가처분 항고심에서 결정이 뒤집혀 기존 논술시험의 효력이 인정되면 재시험을 보지 않아도 된다. 연세대 관계자는 “가처분 항고심 결정 이후 재시험 등 다른 대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반대로 항고심에서도 1심 결정이 유지된다면, 재시험이 그나마 수험생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교육계 판단이다. 이만기 유웨이 부사장은 “수시 추가합격자 발표가 끝나는 26일까지 재시험ㆍ합격자 발표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시모집 일정, 내년도 개강까지 미뤄질 수 있다”고 했다. 교육부도 연세대 측에 재시험 실시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전형의 합격 인원을 정시모집으로 그대로 이월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기존 논술시험을 없던 셈 치고 해당 전형의 선발 인원인 261명을 정시모집으로 다시 뽑겠다는 의미다. 사실상 해당 시험을 친 1만여 명의 수시 지원 6회 중 1회가 박탈되는 것이다.

교육부도 “정시 이월이 될 경우 연세대 논술 전형 지원자의 수시 지원 기회 하나가 사라진다”며 “수험생들의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심각한 점을 고려할 때 합리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