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학 찬성하는 분 손 드세요"…동덕여대생 1900여명 침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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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 전환 찬성하는 분은 기표를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20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월곡캠퍼스 운동장에는 학생 1900여명이 모였다. 남녀공학 전환 안건에 대한 찬반여부를 거수로 표결하는 자리였다.
총학생회 관계자의 이 말에 손을 드는 학생은 없었다.
그러나 곧이어 총학생회 관계자가 "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 달라"고 말하자 학생들이 일제히 '2024 민주동덕 학생총회'라고 적힌 종이를 위로 들어 올렸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총 투표 수 1973명 중 찬성 0명, 반대 1971명, 기권 2명으로 동덕여대 공학 전환 안건은 부결됐다. 이 때 학생들 사이에서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날 동덕여대 학생들은 학생 투표가 아닌 이사회 임명으로 결정되는 총장직에 대해서도 직선제로 전환하는 사안도 학교 측에 요구했다.
총장 직선제 건은 가결됐다. 총 투표 수 1933명 중 찬성 1932명, 반대 0명, 기권 1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총회 결과는 총학생회와 학교 측과의 면담 자리에서 전달될 예정이다. 면담은 21일 오전 11시로 예정돼 있다. 앞서 학교 측은 "공학 반대가 학생 모두의 의견이 아니므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총학생회는 "이번 결과를 대학 본부에서 좌시하거나 흘러가는 한마디로 치부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학우들의 요구 실현을 위해 총학생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동덕여대에서는 지난 11일부터 학교 측의 공학 전환 추진에 대해 반대하는 학생들이 학내 시위와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학교 측은 기물 파손 등 일부 시위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을 경고하는 한편, 수업 거부 강요와 학내 갈등의 사회 문제 비화 등을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동덕여대 교수 236명은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입장문을 통해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수업권 침해가 지속되고 있다. 교수들은 강의실과 실습실에서 학생과 함께 본연의 역할을 하고 싶다"며 시위 중단을 호소하기도 했다.
같은 날 동덕여대 대학원 원장, 약학대학 학장 등 학장 14인도 입장문을 내고 "우리 대학의 정상적인 교육 활동과 적법한 학사 행정이 방해받고 있다"며 "수업과 학사 행정이 조속히 정상화되어 강의실에서 다시 만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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