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연세대, ‘논술 효력정지’ 항고…‘261명 합격자 블랙홀’ 도미노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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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 시행된 연세대 수시모집 논술시험의 유출 논란 파장이 계속 되고 있다. 뉴시스

연세대 자연계열 논술시험 효력정지 사태가 항고심으로 넘어가게 됐다. 연세대 자연계열 정원 중 261명의 합격자 공백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타 대학까지 도미노 입시 혼란이 불가피해진다. ‘논술시험 문제 유출 의혹’이 불거진 지 한 달이 넘었지만, 뚜렷한 해결책 없는 법적 해결만 기대하고 있어서다.

서울서부지법 민사21부(부장 전보성)는 20일 연세대가 제기한 2025학년도 자연계열 수시모집 논술시험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에 대한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지난 15일 재판부가 “논술시험의 공정성이 중대하게 훼손됐다”며 합격자 발표 등 후속 절차를 중지한 가처분 결정을 유지한다는 의미다.

이로써 지난달 12일 자연계열 논술시험(이과·공과·치과대학 및 약대)에 응시한 1만444명의 논술시험 결과 발표는 본안 소송(재시험 이행) 판결 때까지 무기한 연기된다. 연세대 자연계열 수시 전체 모집인원(3489명) 중 약 15%(261명) 정도다.

연세대는 즉각 항고장을 제출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가처분 항고심 결정 이후 재시험, 정시 이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항고심은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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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서 연세대 재시험 집단소송의 후원자 중 한 명인 정모씨가 논술문제 유출 등을 규탄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세대의 희망 시나리오는 항고심에서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을 뒤집는 것이다. “기존 시험 합격자가 재시험에서 합격할 보장이 없다” “논술시험만 준비한 학생들의 권리를 침해한다” 등의 이유로 효력정지 후속 조치로 제시된 재시험과 정시 이월에 난색을 보이면서다. 기존 논술시험 결과대로 합격자를 발표하고, 본안소송에서 재시험 이행 여부를 다투겠다는 뜻이다. 연세대 내부에선 “본안소송은 승소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수시 합격자 발표가 임박한 시점에서 가처분 항고심과 본안소송 변론기일 모두 잡히지 않았다. “연세대가 대책 없이 법원만 바라본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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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가처분 항고심 패소 시 연세대가 늦어도 다음달 초까지 재시험 실시를 통지해야 수시 일정에 차질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수시 최초 합격자 발표일은 다음달 13일로, 출제·검수·채점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하면 재시험 준비와 합격자 발표까지 최소 10일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재시험 시행의 데드라인은 수시 미등록 충원 합격자 발표 마감일인 다음달 26일이다. 만약 수시모집 합격자 등록 기간(다음달 16일~19일) 이후 재시험이 결정된다면, 다른 대학 수시전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시험 합격자가 다른 대학 입학을 포기하면, 계속해서 추가합격을 발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서울권 대학 관계자는 “수험생은 물론 다른 대학 상황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항고심 패소에 정시이월을 결정한다면, 수시 기회(6회 제한)를 날린 수험생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시 이월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으로 정시 모집에도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이만기 유웨이 부사장은 “다음달 26일까지 재시험과 합격자 발표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시모집 일정, 내년도 개강까지 미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교육부는 정시 이월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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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수시모집 논술 문제 유출 의혹' 관련 수험생과 학부모 측 집단 소송 대리인인 김정선 변호사는 ″재시험을 결정하면 바로 본안 판결을 취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뉴시스

소송을 제기한 수험생 측은 빠른 재시험 이행을 촉구했다. 소송대리인 김정선 일원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대부분의 학생들은 합격자 발표를 원하지 않고, 재시험을 원한다”며 “무효인 시험에서 합격자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시험을 결정하면 바로 본안 소송을 취하할 수도 있다”며 “학생들도, 법원도, 교육부에서도 원하는 해결방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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